중국 인민은행이 부동산 위기와 경기 둔화 우려에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2개월 만에 인하했다. 또 지방정부의 부채 상환을 돕기 위해 1조 5000억 위안(약 275조 원)의 특별융자 채권 발행을 허용했다.
인민은행은 21일 1년 만기 LPR을 연 3.45%로 0.1%포인트 내린다고 밝혔다. 이는 인민은행이 홈페이지에 LPR을 고시하기 시작한 201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5년 만기 LPR은 4.2%로 동결했다. 현재 1년물은 일반 대출, 5년은 주택담보대출 기준금리로 쓰인다.
인민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에도 투자자들은 실망했다. 5년 LPR은 손대지 않은 데다 1년 금리의 조정 폭도 예상을 밑돌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1년과 5년 LPR이 각각 0.15%포인트씩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싱자오펑 호주뉴질랜드은행(ANZ) 중국선임전략가는 “(5년은 내리지 않았는데) 놀랍다. 중국 은행들이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며 “몇 달 안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예상보다 낮은 폭의 금리 인하에 경기 우려가 커지면서 이날 위안화 환율은 한때 달러당 7.3위안을 돌파(위안화 약세)했다.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3위안을 넘은 것은 2007년 10월 이후 약 16년 만이다.
월가에서는 별다른 추가 조치가 없다면 올해 중국의 성장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UBS는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이 올해 초 제시된 것이나 시장 예상보다 적다”며 올해 중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5.2%에서 4.8%로 0.4%포인트 내려 잡았다.
문제는 앞으로다. 부채와 부동산에 의존하는 기존 성장 공식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중기 성장률이 2~3% 안팎으로 추락할 수 있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톰 오를릭 블룸버그이코노믹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중국 부동산 부문의 급격한 침체와 기업가정신의 후퇴, 미국과의 관계 악화가 성장 전망을 낮추게 한다”며 “2030년까지 성장률이 3.5%로 떨어질 것이라는 오래된 하강 시나리오가 이제는 기본 전망이 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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