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암 진단 업계가 미국의 암 정복 프로젝트 ‘캔서문샷’ 참여를 계기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하고 있다. 글로벌 유수의 기업과 협업의 기회를 갖게게 됐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캔서문샷을 통해 형성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암 진단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있다. 지분 투자 등을 바탕으로 협력 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암 진단 기업인 큐브바이오는 이달 초 캔서문샷 프로젝트에 참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1년 설립된 큐브바이오는 다양한 암 바이오 마커 연구를 기반으로 암 조기 진단 키트와 암 진단기를 개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진단을 통해 얻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분석해 빅데이터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특히 지난해는 소변 기반 암 스크리닝 제품을 동남아시아 8개 국가에 수출했다. 큐브바이오 관계자는 캔서문샷 합류 배경에 대해 “소변을 기반으로 암을 진단하는 기술력을 높게 평가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미국의 캔서문샷은 향후 25년 동안 암 사망률을 절반으로 줄이자는 대형 프로젝트다.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캔서문샷 프로젝트는 암 예방, 암 조기 검진, 항암제 개발, 치료 시스템 최적화 등을 목표로 한다. 암 치료 뿐만 아니라 진단부터 예방 영역까지 모두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미국 정부는 캔서문샷 프로젝트에 연간 2조 5000억 원 가량을 투자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존슨앤드존슨, 다케다제약 등 다국적 제약사와 엠디앤더슨 암센터 등 세계 최고의 암 전문 기관이 프로젝트에 합류했다.
국내에서 가장 먼저 프로젝트에 합류한 기업은 루닛(328130)이다. 루닛은 인공지능(AI)을 바탕으로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을 개발했다. 루닛 인사이트 제품군은 실증적 연구를 통해 암 발견율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달에는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950210), 젠큐릭스(229000)가 추가 합류했다. 프레스티지바이오파마는 췌장암 진단키트를 개발하고 있고 젠큐릭스는 암 분자 진단 전문 기업으로 알려졌다.
캔서문샷 프로젝트는 국내 암 진단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 교두보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 참여로 미국 진출을 위한 파트너십을 구축하고 신약 개발 최대 시장인 미국에서 현지 네트워크를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향후 미국 연구 기관들과 공동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것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캔서문샷 프로젝트 합류가 실제 수익으로 이어질 지는 알 수 없다” 며 “다만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의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기회인 동시에 기술력을 인정받은 만큼 투자 유치 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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