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 동력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낙점한 현대백화점(069960)그룹이 세계 1위 식품 기업 네슬레와 손 잡고, 본격적인 사업 확장에 나선다. 네슬레가 운영하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 ‘네슬레헬스사이언스’와의 제휴로 건기식 국내 독점 유통, 기술 교류, 제품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긴밀한 협력을 진행하기로 한 것이다. 그동안 계열사 별로 유통·패션·리빙 인테리어에 이은 새 먹거리 육성을 위한 크고 작은 사업이 전개돼 왔던 만큼 높은 인지도와 글로벌 판매망을 지닌 네슬레 측과의 제휴로 현대백화점그룹의 포트폴리오 확대가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1일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와 전략적 업무 제휴 협약을 맺고 ‘네슬레 헬스사이언스 건강기능식품 브랜드의 국내 독점 유통’, ‘건기식 소재 및 제조 기술 교류’, ‘케어푸드·메디컬푸드 공동 개발 및 생산’ 등 주요 분야에서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네슬레 헬스사이언스는 네슬레 그룹의 영양 분야의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다. 글로벌 1위 개인 맞춤형 건기식 브랜드 ‘페르소나’를 비롯해 미국 1위 콜라겐 브랜드 ‘바이탈 프로테인’ 등 25개의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2021년 그룹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신수종 분야로 ‘바이오·헬스케어’를 낙점하고 관련 사업을 전개해 온 현대백화점그룹에게는 제품 독점 유통을 통한 국내 사업 확대는 물론, 케어푸드 공동 개발·생산, 기술 제휴 등 글로벌 영역 확장 면에서도 최적의 협업 파트너다.
실제로 이번 협약으로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의 주요 건기식 제품이 현대백화점·현대홈쇼핑(057050)·현대백화점면세점·현대이지웰(090850)의 유통망을 통해 판매된다. 이 외에도 현대바이오랜드(052260)의 첨단 건기식 생산 인프라를 활용해 네슬레 헬스사이언스의 주요 제품을 국내에서 만들고, 양사의 기술을 바탕으로 공동 개발·생산까지 가져가는 내용도 검토 중이다. 또한, 양사가 지닌 글로벌 판매망과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 활용해 서로의 신시장 개척 및 소재 발굴에 도움을 주기로 했다.
현대백화점그룹이 이처럼 맞춤형 건기식과 케어푸드 등 바이오·헬스케어 산업에 집중하는 것은 기존 주력 시장의 포화와 고령화가 맞물린 결과다. 건강 지향 트렌드와 소비가 확산하면서 관련 시장 규모는 매년 성장하고 있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2019년 4조 9000억 원 대던 국내 건기식 시장 규모는 지난해 6조 원대까지 커졌고, 2030년 25조 원 이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분야를 헬스케어로 넓힐 경우 판이 더 커진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0년 237조 원 규모였던 국내 헬스케어 시장은 2030년 450조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이 2021년 ‘비전 2030’ 선포 당시 바이오·헬스케어를 신수종 분야로 꼽은 이유도 여기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기존 사업의 성장과 신규 사업 진출 측면에서 다양한 협력을 시도하고 새로운 사업기회를 만들어 비전 2030 성장 전략을 구현해 나가자"고 강조했는데, 그룹은 사업 포트폴리오 확장을 통해 2030년까지 총매출 40조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 목표 하에 현대백화점그룹은 계열사 별로 단계적인 사업을 진행 중이다. 현대그린푸드(453340)는 케어 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전개하고 있으며 현대바이오(048410)랜드는 건강보조식품 출시 및 건기식 기업 지분 투자 등을 진행해 왔다. 현대백화점은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킥더허들’에 투자해 최근 더현대서울에 개인에 맞는 성분을 파악해 보조제나 식품을 즉석에서 추천해주는 매장을 선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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