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가 16년 이래 최고치를 찍는 등 미국발 채권시장 불안이 계속되자 다음 달 국내 채권 금리가 오를 것으로 전망하는 전문가들도 한 달 만에 크게 늘었다.
금융투자협회는 이달 10~16일 채권 보유·운용 기관 53곳, 전문가 100명을 상대로 9월 채권시장지표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33%는 다음 달 채권금리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고 22일 밝혔다. 채권금리 상승을 점친 응답자 비율이 7월 25%에서 이달 들어 33%로 늘어난 대신 하락을 점친 비율은 같은 기간 27%에서 17%로 10%포인트 줄었다. 금리전망 채권시장지표(BMSI) 역시 84.0으로 전월 102.0 대비 악화됐다. 금투협 관계자는 “미국 국채 발행량 확대 발표로 인한 금리 급등이 국내 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금리 상승을 점치는 응답자가 증가했다”고 분석했다.
물가와 환율 역시 상승세를 점치는 응답자 비중이 전월 대비 높아졌다. 9월 물가 BMSI는 135.0에서 72.0로, 환율 BMSI는 99.0에서 93.0으로 두 부문 모두 전월 대비 악화됐다. 국제유가 상승과 농산물 가격 급등 및 대중교통 요금 인상 등의 영향으로 물가상승 우려가 확산되며 물가 상승을 답한 응답자가 9%에서 37%로 28%포인트나 늘었다. 미국 국채금리 급등과 중국 부동산 위기가 강달러를 부추긴 탓에 환율 상승을 답한 응답자는 전월 11% 대비 5% 포인트 늘어난 16%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의사결정을 점치는 기준금리 BMSI 역시 직전 93.0에서 이달 92.0으로 소폭 악화했다. 응답자의 92%(직전 93%)가 이달 24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고 답했다. 반면 8%(직전 7%)는 25bp(1bp는 0.01포인트) 인상을 내다봤다.
4개 부문을 종합한 종합채권시장지표(BMSI)는 91.2(전월 92.1)으로 전월 대비 소폭 악화됐다.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두 달 연속 2%대를 유지하며 선방했지만 국제유가 상승 등에 따른 물가상승 우려와 미국 국채금리 급등이 채권시장 심리에 부담을 줬기 때문이다. BMSI는 채권시장 참여자들의 인식에 대한 조사다. 100 이상이면 채권 가격 상승(금리 하락)을 기대한다는 응답이, 100 이하면 그 반대를 예상한다는 답변이 각각 더 많다는 사실을 뜻한다. BMSI가 100을 밑돌면 채권 투자심리가 위축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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