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첨단 인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삼성전자가 지난해에 이어 국내 주요 공과대학 5곳을 찾아 석·박사급 ‘인재 선점’에 나선다.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을 이끌고 있는 경계현 사장은 키노트 연사로 참여하면서 회사의 비전을 설명할 계획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부터 31일까지 한국과학기술원(KAIST)·성균관대·서울대·연세대·포항공대 등 5개 대학에서 ‘테크 앤드 커리어(T&C) 포럼’을 개최하기로 했다. 22일 KAIST를 시작으로 23일 성균관대(수원), 24일 서울대, 29일 연세대, 31일 포항공대 등 순차적으로 열릴 예정이다. 각 대학의 석·박사 과정 재학생들이 대상이다. 모든 행사는 비공개로 진행된다.
T&C포럼은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의 우수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201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글로벌 채용 설명회다. 주로 해외 대학 중심으로 진행돼 왔는데 지난해부터 국내 주요 대학을 포함했다. 전 세계적으로 반도체 고급 인재 확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국내 인재들을 노리는 경쟁 기업에 대응해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경 사장은 각 대학별 행사의 시작을 알리는 ‘키노트 스피치’ 연사로 참여해 삼성전자 반도체의 여정을 소개할 예정이다. 다만 일정 등을 감안해 직접 참석하는 대신 영상으로 참여하기로 했다. 경 사장은 KAIST(5월)와 연세대(6월)에서 현장 강연에 나서고 서울대에서도 9월 연단에 오르기로 하는 등 주요 대학의 미래 인재를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T&C포럼에서는 경 사장의 강연에 이어 인사·기술 담당 임원들이 나서 회사의 문화와 주요 제품·기술 등에 대해 설명할 계획이다. 삼성전자 DS 부문의 현직 엔지니어가 참여한 석·박사 재학생들과 1대1로 소통하며 직무를 상담하는 자리도 마련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의 경우 메모리·파운드리·시스템LSI 등 각 부문별 사업부장(사장)이 대학마다 한 명씩 나서서 강연하는 방식을 취했다. 하지만 주요 대학에서 일관된 정보를 제공하는 게 더 바람직하다는 내부 의견에 따라 DS 부문 수장인 경 사장이 총괄해서 강연을 이끄는 형태로 바꿨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글로벌 반도체 업계는 기술 경쟁력을 이끄는 고급 인재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월 천안캠퍼스에서 경영진과 간담회를 갖고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연구개발(R&D)에 수십, 수백억 원을 투자해도 사람이 없으면 아무 의미가 없다”며 “인텔·TSMC 등 경쟁 기업들과 최고 수준에서 경쟁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석·박사급 고급 인재를 꾸준히 확보하는 게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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