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31조 원이 넘는 정부 연구개발(R&D) 예산안에서 불과 5075억 원밖에 안 되는 국제 공동 연구 예산이 내년에는 3배 이상 급증한 1조 7961억 원까지 늘어난다. 현재 7만 5000여 개에 달하는 R&D 과제 수에서 0.4%밖에 되지 않는 국제 공동 연구가 활성화되는 것이다. 국제 공동 연구 확대를 통한 인재 양성 사업까지 합하면 내년 예산 규모는 2조 8000억 원까지 급증한다.
다만 국제 R&D 협력의 경우 우리 연구기관이나 지원 기관, 대학에서 해외 유수 연구소 등과 협력을 진행할 때 보여주기식이 많은 현실에서 예산 낭비가 없도록 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2일 보건복지부·산업통상자원부와 함께 내년에 보스턴 바이오 협력 프로젝트에 845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바이오 분야 혁신·도전 R&D를 위해 한국형 ARPA-H(미국 보건첨단연구계획국) 프로젝트에 495억 원을 집행하기로 했다.
정부는 R&D 사업에 해외 우수 연구기관이 주관·공동 연구기관으로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법령을 개정하기로 했다. 연구 성과 소유와 활용 등 국제 공동 연구 추진에 필요한 사항을 구체적으로 안내하는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과학기술계에서는 “선도 연구 활성화를 위해 국제 공동 연구 확대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아직 우리가 축적한 경험이 부족한 현실에서 큰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 공동 R&D 협력에서 내실을 다져야 한다는 것이다. 일본의 경우 일본과학재단으로 창구를 단일화해 미국 국립보건원(NIH) 등 해외 유수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모색하고 한 번 협력을 시작하면 20~30년은 지속되는 특징이 있다. 조남준 싱가포르 난양공대 석학교수는 “해외 유수 기관은 노하우 유출을 우려해 한국과의 적극적인 협력을 주저할 수 있다”며 “신뢰를 쌓고 윈윈할 수 있는 협정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들어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영창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젊은 연구자들이 글로벌 인재로 성장하도록 해외 선도 연구 참여를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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