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새롭게 출범한 KCGI자산운용이 현대엘리베이(017800)터 이사회 의장인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의 사내이사 사임을 요구했다. 과도한 연봉을 받고 있는 데다 이해관계 상충 요소가 많다는 이유에서다.
KCGI운용은 23일 “현대엘리베이터 이사회에 공개 주주 서한을 발송했다”며 “대주주 변경 후 첫 번째 스튜어드십 활동”이라고 밝혔다. 앞서 행동주의 펀드인 강성부펀드(KCGI)는 메리츠운용을 인수해 15일 KCGI운용으로 출범했다.
공개 서한에서 KCGI운용은 현 회장의 과다 연봉 수령과 이해관계 상충, 과도한 겸직 등을 문제 삼으며 지배구조 개선과 중장기 수익성 개선 전략을 요구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에서 올해 상반기 16억 3200만 원을 받았다. 현대아산과 현대무벡스(319400)·에이블현대호텔앤리조트 등 계열사 다수의 사내이사를 겸직하고 있다.
명재엽 KCGI운용 주식운용팀장은 “이번 주주 서한은 소액주주와 대주주의 대립이 아닌 중장기적으로 회사와 대주주·소액주주 모두에게 이로운 제안들을 담았다”며 “향후 다른 투자 기업을 대상으로도 추가적인 주주 관여 활동을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와도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현 회장은 현대엘리베이터 2대 주주인 쉰들러홀딩스가 제기한 주주 대표 소송에서 일부 패소해 지연 이자를 포함한 배상금 2800억 원을 회사에 물어주기도 했다. 쉰들러홀딩스는 2006년 현대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불거졌을 때 현 회장 편에 서 현대엘리베이터 지분을 매입했다. 이후 사이가 틀어지며 지분을 사들이고 소송을 제기하는 등 경영권 분쟁을 벌여왔다. 쉰들러홀딩스는 현재 현 회장을 상대로 별건의 주주 대표 소송을 진행 중이다.
한편 KCGI운용이 공개 주주 서한을 보냈다는 소식에 현대엘리베이터 주가는 전일 대비 5.12% 오른 4만 9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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