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전자책 구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가 상장일 유통 물량과 공모가를 줄여 코스닥 상장에 재도전한다. 지난해 상장을 철회한 지 약 9개월 만으로 공모 구조를 시장 친화적으로 개선해 기업공개(IPO) 흥행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밀리의서재는 전날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다음 달 7일부터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맡았다.
밀리의서재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11월 수요예측 단계까지 진행했다가 기관투자가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보다 낮은 금액에 주문을 쓴 탓에 상장을 철회했다. 플랫폼 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한 상황에서 구주 매출 비중까지 높은 점 등이 상장 작업의 발목을 잡았다. 밀리의서재는 당시 HB인베스트먼트·스틱인베스트먼트(026890) 등 재무적투자자(FI)들의 투자금 회수(엑시트)를 위해 전체 공모 물량(430억~500억 원)의 18.9%를 구주 매출로 잡았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상장 재추진 과정에서 구주 매출 없이 전액 신주만 모집하는 식으로 공모 구조를 개편했다. FI들도 자발적으로 상장일부터 1~3개월간 보유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까지 했다.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도 전체의 25.07%로 줄었다.
희망 공모가 범위도 기존 2만 1500~2만 5000원에서 2만~2만 3000원으로 낮췄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역시 1622억~1866억 원으로 지난해보다 최대 8.8% 줄었다. 공모 규모는 약 30% 축소된 300억~345억 원이다. 자람테크놀로지·제이오 등 올해 증시 입성에 성공한 다른 ‘상장 N수생’들도 구주 매출 비중을 대폭 줄이거나 몸값을 낮춘 바 있다.
투자 전문가들은 밀리의서재가 공모가 도출 과정에서 적용한 주가수익비율(PER)이 지난해(27.98배)보다 높은 30.55배라는 점은 공모 흥행에 부담 요소라고 지적했다. 밀리의서재는 전자상거래 소매 중개 업종을 유사 기업(피어) 그룹에 새로 포함하며 예스24(053280)를 그 대상으로 선정했다. 예스24의 PER은 43.36배로 또 다른 피어인 미스터블루(207760)(17.74배)보다 2배 이상 높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에도 고평가 논란에 홍역을 겪었다.
밀리의서재는 올 6월 말 기준 누적 회원 600만 명을 보유한 전자책 구독 플랫폼이다. 2021년 9월 KT그룹 계열사인 지니뮤직(043610)(지분율 38.63%)에 인수되며 약 1200억 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지난해 매출액은 458억 원으로 지난해(289억 원)보다 158%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5억 원 적자에서 42억 원 흑자로 전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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