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기업공개(IPO) 시장의 첫 번째 코스피 ‘대어(大魚)’인 두산로보틱스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공모 절차에 돌입했다. 국내 최대 전자책 구독 플랫폼 기업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코스닥 상장 철회 이후 약 9개월 만에 증권신고서를 다시 제출하며 시장의 관심을 끌었다.
두산로보틱스는 23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를 통해 3402억~4212억 원(1620만 주)을 전액 신주 발행 형식으로 모집하겠다고 밝혔다. 희망 공모가 범위는 2만 1000~2만 6000원,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조 3612억~1조 6853억 원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006800)과 한국투자증권로 다음 달 11~15일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진행한다. 이어 19일 공모가를 확정한 뒤 21~22일 일반 청약을 거쳐 늦어도 10월 초 상장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두산로보틱스는 공모가 산출을 위해 총 4곳의 유사 기업(피어) 그룹을 선정해 38.31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익THK(004380)·라온테크(232680), 해외 기업으로는 도쿄증권거래소에 상장된 화낙·야스카와전기가 피어 그룹에 포함됐다. 화낙과 야스카와전기는 두산로보틱스의 유력 경쟁사로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에서 각각 점유율 2·7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로보틱스가 전액 신주 발행 형식으로 공모 구조를 짜면서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은 24.77%로 낮게 형성됐다. 최대 주주인 두산(공모 후 지분율 68.19%)은 보유 지분 전량에 대해 상장일부터 1년 동안을 보호예수 기간으로 설정했다. 이 가운데 절반은 상장일부터 2년간 매각할 수 없다. 재무적투자자(FI)인 프랙시스캐피탈파트너스와 한국투자파트너스도 상장일부터 최소 1개월 이상 보유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조달 자금 대부분을 글로벌 로봇 시장 선점에 필요한 핵심 기술 보유 업체 인수 자금으로 사용하겠다는 계획이다. 경기 수원 생산 공장 증설 자금, 신제품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비로도 활용한다.
밀리의서재도 이달 22일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했다. 다음 달 7일부터 5영업일 동안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뒤 18~19일 일반 청약을 거쳐 다음 달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 맡았다.
밀리의서재의 IPO 도전은 이번이 두 번째다. 밀리의서재는 지난해 11월 수요예측 단계까지 진행했다가 기관투자가 대다수가 희망 공모가 범위 하단보다 낮은 금액에 주문을 쓴 탓에 상장을 철회했다.
밀리의서재는 이번 상장 재추진 과정에서 구주 매출 없이 전액 신주만 모집하는 식으로 공모 구조를 개편했다. FI들도 자발적으로 상장일부터 1~3개월간 보유 지분을 팔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상장일 유통 물량 비중도 전체의 25.07%로 줄였고 희망 공모가 범위 역시 기존 2만 1500~2만 5000원에서 2만~2만 3000원으로 낮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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