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이 럭셔리 브랜드 마이바흐의 첫 순수 전기차 모델을 공개하는 등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낸다. 올라 켈레니우스 회장은 한국을 찾아 배터리·디스플레이 등 미래차 핵심 부품 분야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메르세데스벤츠그룹의 최고경영자(CEO)인 켈레니우스 회장은 24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전동화 전략을 발표했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우선 자신을 ‘K켈레니우스’라고 부르며 한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고 전동화 추진 과정에서도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세계 모든 벤츠 차량에는 한국의 부품들이 들어간다”며 "한국 기업과의 협력은 더 강화되고 탄탄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권봉석 LG 부회장,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과 만나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 분야의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전날에는 배터리 등 전기차 분야에서 협업하는 SK그룹의 최재원 수석부회장과 회동을 가졌다.
벤츠는 대규모 투자를 통해 전동화 전환에 속도를 내겠다는 구상이다. 올해만 연구개발(R&D)과 생산 시설 설비투자에 150억 유로(약 21조 6000억 원)를 투입하기로 했다. 2025년까지 전기차 점유율을 최대 50%까지 올리고 2030년 시장 여건이 허락할 경우 모든 라인업을 전기차로 전환하겠다는 방침이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창업자 카를 벤츠가 발명한 자동차가 전동화 및 디지털 전환의 물결 속에 재창조되는 시기에 놓여 있다”면서 “대규모 투자로 기술 발전을 이뤄내면서도 벤츠만의 우수한 품질은 유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벤츠는 전기차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한국에 고출력 충전(HPC) 네트워크를 구축할 계획이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한국과의 종합적인 파트너십을 통해 공공은 물론 가정에서 충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면서 “한국에서 충전 진보가 일어나게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 내 생산기지 구축과 관련해서는 “벤츠가 단일 시장에서 생산하려면 수요가 상당히 커야 한다”며 “그 숫자에 도달하면 한국에서의 생산을 고려하지 않을 이유는 없다”고 밝혔다.
이날 국내에서 최초로 공개된 마이바흐의 첫 전동화 모델인 ‘메르세데스 마이바흐 EQS SUV’는 마이바흐다운 투톤의 외장 색상으로 고급스러운 브랜드 이미지를 한껏 뽐냈다. 이 차량은 1회 예상 충전 주행거리가 600㎞에 달하고 최대 출력 484㎾와 최대 토크 950Nm의 주행 성능을 갖췄다. 켈레니우스 회장은 “뒷자리에 탔을 때 조용해 마치 전용기에 탄 느낌이 들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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