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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확대 고삐' SK하이닉스, 사내서 ‘후공정’ 인력 충원 나섰다 [biz-플러스]

WLP 사업부內 기술인력 재배치

SK하이닉스가 최근 엔비디아와 성능 검증 절차를 진행 중인 ‘HBM3E’ 제품 사진. 사진 제공=SK하이닉스




인공지능(AI)용 고성능 반도체인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집중하고 있는 SK하이닉스(000660)가 생산량 확대를 위해 사내에서 후공정(패키징) 인력의 ‘자체 수혈’에 나섰다. HBM 생산능력을 판가름하는 핵심인 후공정 조직 규모를 빠르게 키워 기술력을 선제 확보하기 위해서다.

24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P&T(PKG&Test) 조직 산하 웨이퍼레벨패키지(WLP) 사업부는 최근 사내 커리어 성장 프로그램(CGP)의 일환으로 후공정 기술 인력을 재배치해 충원하기로 했다.

해당 조직은 차세대 후공정 기술 개발과 양산을 모두 담당하는 곳이다. SK하이닉스는 해당 기술 인력에 대해 WLP 사업부로의 전환 배치 여부를 개별 취합하고 있다. 재배치 규모가 정확하게 정해지지는 않았지만 최소 수십 명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직 규모 키워 기술력 선제 확보 포석


인력 충원은 최근 AI 투자 확대 기조를 타고 급증한 HBM 수요 때문이다. HBM 수요가 늘어날수록 이와 비례해 후공정 사업부가 담당해야 할 물량 역시 늘어난다. 회사 관계자는 “콘퍼런스콜에서 전반적인 투자 축소 기조는 유지하되 HBM 제품 양산 확대에 우선순위를 두고 투자하겠다고 밝혔다”며 “투자 기조에 맞춰 관련 분야의 인력을 사내에서 재배치하는 차원의 업무 조정”이라고 설명했다.





여러 D램 칩을 수직으로 연결하는 HBM 제품 특성상 서로 다른 칩을 이어서 마치 한 개의 반도체처럼 움직이게 하는 첨단 후공정 기술은 성능과 생산량을 결정짓는 중요 요소다. 칩을 적층해 쌓는 만큼 모이는 열을 효율적으로 배출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중요한데 이 역시 후공정 기술의 영역이다. SK하이닉스가 최고 강점으로 꼽는 자체 후공정 기술 ‘매스 리플로 몰디드 언더필(MR-MUF)’이 대표적이다. 이 기술은 반도체 칩을 쌓아 올린 뒤 칩과 칩 사이 회로를 보호하기 위해 액체 형태의 보호재를 공간 사이에 주입해 열을 내보낸다. 또 HBM 제조 시 칩에 미세한 구멍을 뚫어 상하단을 전극으로 연결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등 혁신 공정의 개발 및 양산, 수율 관리도 WLP사업부가 담당한다.

HBM 타고 2분기 D램 점유율 상승…청주 TSV라인 증설 전망도


SK하이닉스는 후공정 인력 규모를 더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HBM 출하량이 급증하면서 전 세계 D램 시장에서 SK하이닉스 점유율은 1분기 24.4%에서 2분기 30%까지 상승했다. HBM과 그래픽 D램 매출 비중 역시 지난해 두 자릿수를 넘긴 이후 2분기에는 20%를 웃도는 등 성장이 빠르다. 최근에는 차세대 HBM3E에 대한 고객사 성능 검증도 돌입했다. 업계에서는 늘어나는 주문을 맞추기 위해 SK하이닉스가 충북 청주공장의 유휴 공간에 TSV라인을 증설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TSMC와 삼성전자(005930) 등도 반도체 후공정 사업 강화에 적극적이다. TSMC는 지난달 자국에 3조 7000억 원을 투자해 첨단 반도체 패키징 공장을 짓기로 했다. 삼성전자도 지난해 말 AVP사업팀을 조직한 후 올해 3월과 7월 AVP사업팀에서 신입·경력 사원 채용을 연달아 진행하며 대대적인 인력 확충에 나섰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HBM의 수요 폭증에 따라 2차원 D램을 3차원 HBM으로 만드는 본딩(접합) 기술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며 “프로세서의 성능 향상에 이종집적(서로 다른 기능을 가진 반도체를 하나의 반도체처럼 동작하도록 하는 후공정 기술)이 점점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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