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제와 통화 정책의 향방에 대한 힌트를 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연준 연례 경제정책 심포지엄(잭슨홀 미팅) 연설을 하루 앞두고 뉴욕 증시는 하락했다. 파월 의장이 매파적 메시지를 낼 수 있다는 우려에다 여전히 강한 경제 지표가 더해지면서 채권 수익률이 상승하고 주가지수는 하락했다.
24일(현지 시간)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373.56포인트(-1.1%) 하락한 3만4099.42에 거래를 마쳤다. 3월 22일 이후 가장 큰 일일 하락 폭이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59.7포인트(-1.3%) 내린 4376.31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257.06(-1.9%) 하락한 1만3463.97에 장을 마감했다.
전날 장 종료 후 시장의 전망을 크게 뛰어넘는 호 실적을 내놓은 엔비디아는 정작 이날 주가가 0.1% 올라 상승폭이 크지 않았다. 스피어인베스트의 최고투자책임자(CIO)인 이바나 델레프스카는 “엔비디아의 실적은 지난 몇주동안 시장을 괴롭힌 다른 거시적 요인을 상쇄하지 못하고 있다”며 “10년만기 수익률이 4%를 넘으면서 투자자들은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엔비디아 외에도 팔란티어와 AMD가 각각 7.58%, 6.97% 하락하고 아마존이 2.62% 하락하는 등 주요 반도체주와 매그니피센트7 주식도 하락했다.
보잉은 737맥스 기종에서 새로운 결함이 발견됐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12.7% 하락했다. 씨티는 “이 문제로 인해 해당 기종의 인도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항공기의 수정과 완성에 몇 주의 시간이 소요되고 올해 전체 납품 전망을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시장의 관심은 파월 의장의 연설로 쏠리는 분위기다. 내벨리어앤드어소시에츠의 창업에 루이스 내벨리어는 “지난해 파월은 경제적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는 매파적 메시지로 주식시장의 매도세를 가속화 시켰다”며 “올해는 그까지는 아니겠지만 금리 인상이 끝났다기 보다 한 두 차례 더 갈 수 있다는 쪽으로 시장의 전망을 바꿔 놓을 정도의 매파적 메시지는 나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립 금리가 상승했다는 언급을 내놓을 지도 시장의 주요 관심 중 하나다. 중립금리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는 수준의 금리를 일컫는다. 만약 경제가 고성장 환경에 있다면 기존의 중립금리 수준으로는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 환경에 맞춰 중립 금리도 높아져야 한다. 이에 파월 의장이 이번 연설에서 중립금리가 높아졌다고 시사할 경우 이는 곧 금리 인하의 시기가 더 느려지고, 인하 이후에도 팬데믹 이전 보다 금리 수준은 더 높다는 신호다.
경제 지표는 강한 경제를 계속해서 시사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주간 신규실업수당 청구권수는 전주 24만건에서 23만건으로 더 떨어졌다. 시장 전망치는 24만건이었다. 고용 시장이 여전히 인력 수요가 크고 침체의 신호는 없다는 의미다.
3년 이상 사용하는 제품을 일컫는 내구재 주문은 7월 5.2% 감소했다. 다만 한꺼풀 걷어내면 사정은 다르다. 이번 감소는 대부분 보잉의 주문이 줄어든 영향으로 항공기와 자동차 등 교통수단을 제외한 내구재 주문은 0.5% 늘어 3개월 연속 늘었다.
이에 전날 하락했던 미 국채 수익률은 이날 다시 상승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4.7bp(1bp=0.01%포인트) 상승한 4.241%에 거래됐다. 정책금리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6.9bp오른 5.019%를 기록하며 다시 5% 위로 올라섰다.
주요 가상자산은 하락 중이다. 비트코인은 24시간 전 대비 2.3% 하락하며 2만5992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은 2.2% 내린 1649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뉴욕유가는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0월 인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전장보다 16센트(0.20%) 오른 배럴당 79.0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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