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6일부터 4일 간 국내에서 열리는 세계 3대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2023’을 앞두고 호텔업계에서는 아트 마케팅에 한창이다. ‘큰 손’ 고객들이 대거 몰릴 것으로 예상되며 호텔가에서는 ‘아트캉스(아트+호캉스)’족을 잡기 위한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지난해에도 서울에서 열린 프리즈 행사에는 7만명들이 모여 수 천 억원 상당의 작품들을 구매하며 지갑을 열었다. 이에 호텔들은 이들의 수요를 잡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를 마련했다.
27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시그니엘 서울은 국내 최대급 규모의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과 제휴한 아트캉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프리즈가 서울 삼성동에서 개최됨에 따라 잠실에 위치한 시그니엘 서울이 거리적 이점을 활용해 마케팅을 하고 있다.
먼저 시그니엘 서울은 프리즈 서울 패키지를 선보였다. 이 상품은 객실 1박과 동반 1인까지 입장이 가능한 프리즈 서울 VIP패스로 구성됐다. VIP패스는 디지털 패스로 프리즈 서울 개막과 폐막까지 무제한 재입장이 가능하다. 이 패스는 첫 날 오후 4시부터 전시장에 먼저 입장할 수 있다. 이 날은 초대받은 인원만 참석이 가능한 프리뷰 데이라 VIP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서울신라호텔은 프리즈와 파트너십을 맺고 ‘프리즈 위크 앳 더 신라 서울'을 출시했다. 이는 객실 1박과 프리즈 서울 VIP 입장권 등을 묶은 패키지다. 코너 스위트 객실 투숙 고객에겐 일반 관객들보다 하루 앞선 첫 날부터 전시장에 입장할 수 있는 패스가 주어진다. 아울러 투숙객을 상대로 파티쉐가 프리즈에 전시될 예술 작품들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한 초콜릿도 마련했다.
또 신라호텔은 1층 로비 전시 작품을 이배 작가의 ‘붓질 시리즈’ 신작으로 변경했다. 이 작가는 숯을 재료로 동양 수묵화를 재해석해 선보이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2019년부터 시작된 ‘붓질(Brushstrokes)’ 시리즈의 신작 2점을 1층 로비에서 선보일 예정인데, 이 곳의 작품을 교체하는 것은 2013년 리노베이션 이후 처음이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는 룸과 입장 티켓, 미셸 하튼 작품에서 영감을 얻어 만든 칵테일 2잔이 포함된 아트패키지를 판매 중이다. 하튼 작가는 한국 전통 산수화와 아일랜드 산악지형을 그리는 방식이 흡사하다는 점을 기반으로 올해 '랜즈 오브 레전드(Lands and Legends)'라는 타이틀로 첫 한국 개인전을 열기도 했다.
파라다이스(034230)시티는 호텔 내 전시 공간에서 프리즈 전시 기간 미술 경매사 소더비와 특별 전시를 진행한다. 그래피티 아티스트 뱅크시와 팝 아티스트 키스 해링의 작품 36점을 무료로 공개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뱅크시의 대표작인 ‘사랑은 쓰레기통에(Love is in the bin)’가 공개된다. 이 작품은 2018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풍선과 소녀(Girl with the Balloon)’라는 이름으로 18억원에 낙찰된 후 현장에서 파쇄됐다. 뱅크시가 직접 액자 내부에 숨겨둔 파쇄기를 직접 작동해 작품을 훼손했는데, 지난 2021년 현재의 작품명으로 경매에 다시 등장해 302억원에 거래됐다.
호텔업계가 프리즈 전시에 집중하는 것은 미술 작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상당수가 호텔 고객과 겹치기 때문이다. 프리즈를 찾는 고객들은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대규모로 방문함에 따라 이들의 수요를 흡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미술계의 큰 손 고객들을 공략하는 차별화된 프리미엄 패키지를 선보이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처음 열린 ‘프리즈 서울 2022’는 총 7만 명이 찾았고, 6500억원 상당의 미술품이 거래됐다.
시그니엘 서울 관계자는 “프리즈 서울 패키지는 국내 최고의 아트페어를 즐길 수 있는 아트캉스 상품”이라며 “서울은 세계가 주목하는 예술의 도시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프리즈’는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로, 1991년에 설립돼 런던, 미국 LA, 뉴욕에서 전시를 진행한 뒤 지난 2022년 아시아 국가 중 최초로 서울에서 개최되어 큰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서울에서 개최되는 두 번째 아트페어로 국내외 120여 갤러리가 참여해 세계 각국의 작품을 전시, 판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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