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싼타페는 대형 SUV에 버금가는 실내 공간을 구현했습니다.” (이상엽 현대디자인센터장)
24일 시승한 현대차(005380)의 신형 싼타페(디 올 뉴 싼타페)는 그동안 싼타페에 대한 인식을 완전히 깨부수었다. 처음 타자마자 그동안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대표 모델로 자리매김했던 그 싼타페가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석에선 탁 트인 개방감을, 뒷좌석에선 광활한 공간감을 줬다.
5년 만에 돌아온 5세대 모델인 만큼 이전 세대와 완전히 달랐다. 신형 싼타페는 4세대 모델과 비교해 휠베이스와 전장·전고가 모두 커졌다. 기존 4세대 싼타페는 길이가 4785㎜, 너비 1900㎜, 높이 1685㎜, 휠베이스는 2765㎜였다면 5세대는 길이 4830㎜, 너비 1900㎜, 높이 1710㎜, 휠베이스가 2830㎜다. 차체 또한 둥글지 않고 각진 모습이 두드러졌다.
주행 전만 해도 차량의 움직임이 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이는 기우였다. 싼타페는 현대모터스튜디오 고양에서 출발해 자유로를 오가면서 시원하게 질주했다. 가속 페달을 밟자 바로 치고 나가는 힘이 인상적이었다. 이 차량의 최고 출력은 281마력에 달한다. 에코·노멀·스포츠·마이드라이브 등 네 가지 주행 모드를 갖췄으며 스포츠 모드로 더욱 역동적인 주행이 가능하다. 출력을 낮추는 에코 모드 또한 특별히 힘이 달린다는 느낌은 없었다.
더 놀라운 점은 차의 정숙성이다. 빠른 속도로 달려도 실내는 조용했다. 그 비결은 동급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공기저항 계수로 0.294에 달한다. 여기에 에어플랩 등 공기저항을 줄이는 각종 기술이 적용되면서 풍절음 등 외부 소음이 잘 차단됐다. 깔끔한 인테리어 덕에 더욱 조용하고 차분하게 주행을 이어갈 수 있었다.
신형 싼타페는 편의 사양도 한층 개선했다. 2개의 스마트폰을 동시에 무선 충전할 수 있는 듀얼 무선 충전 시스템이 현대차 최초로 탑재했다. 핸드폰 충전 케이블을 들고 탈 필요가 없어진 셈이다. 3열에도 USB 충전 포트와 별도의 공조 버튼 등이 갖춰졌다. 휴대품을 살균 소독할 수 있는 UV-C 자외선 살균 트레이도 장착했다.
싼타페는 차박에도 안성맞춤이다. 트렁크를 열고 차량 오른쪽에 놓인 버튼을 누르면 2·3열이 한방에 접혀 편리하게 차박이 가능하다. 트렁크 총용량은 동급 최고 수준인 725ℓ로 골프 가방 네 개와 보스턴 가방 네 개 등을 실을 수 있는 크기다. 테일게이트 공간이 커 골프 가방 4개를 구겨짐 없이 그대로 실을 수 있고, 휴식할 때 테라스처럼 이용할 수도 있다.
현대차는 코로나 대유행을 거치면서 캠핑, 차박 등 자동차를 이용한 야외 레저활동이 선호되는 추세를 반영해 신형 싼타페의 정체성을 정립했다. 흔히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로 불리는 도심형 SUV에서 벗어나 야외 활동에도 어울리는 정통 SUV 성격을 크게 강화했다는 설명이다.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추세에 맞춰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기능도 탑재돼 핵심 부품 제어와 주요 편의기능을 최신 상태로 유지할 수 있다. 곡선 구간에서 차량을 차로 중앙에 위치하게 하는 차로 유지 보조 2, 방향지시등 조작만으로 차로를 자동 변경해주는 고속도로 주행 보조 2 등 각종 운전자 지원시스템도 적용됐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