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낮 최고 기온이 30도에 이르는 등 여전히 더운 날씨에도 편의점업계는 벌써 겨울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올해 CU·GS25·세븐일레븐 3사는 지난해보다 핫팩·스타킹 등 겨울철 상품군 출시 일정을 앞당겼다. 봄·가을 간절기가 짧아지고 기온 변화도 급격해지는 추세에 맞춰 상품 구색 변화 주기도 빨라지는 모양새다.
27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CU는 내달 7일 대표적 방한용품인 핫팩을 출시하기로 했다. 이미 지난해에도 전년보다 관련 상품군을 한달 미리 선보였는데 올해는 그보다도 4주 앞서 이를 내놓는 일정이다. 세븐일레븐도 통상 10월 경이었던 핫팩 출시 일정을 올해 9월 중하순까지 당기기로 했다. 더위가 계속되고 있는 상황 속에 방한용품을 이렇게 일찍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업계가 이처럼 방한용품 출시를 서두른 이유는 기후 변화로 가을의 길이가 짧아지면서 체감상 겨울이 더 빨리 찾아오리란 계산에서다. 최근 몇년 새 ‘가을 한파’라는 말이 생겨날 정도로 갑작스런 기온 변화가 잦아지자 때 이른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전민준 BGF리테일 생활용품팀 MD는 “해마다 갑작스런 날씨 변화에 방한용품을 빠르게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핫팩의 출시를 예년 보다 더 서두르게 됐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최근 등산, 캠핑 등 외부 활동이 많아지는 추세도 한몫했다. 실제로 엔데믹 이후 야외 활동 인구가 늘자 가까운 편의점에서 핫팩을 찾는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CU에 따르면 핫팩의 전년 대비 매출신장률은 2021년 16.7%, 2022년 23.4%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한창인 2019년 7.1%, 2020년 2.1%로 주춤했지만 최근 2년간은 두 자릿수 신장률을 기록하며 크게 올랐다.
방한용품 이외에도 계절 상품 구색을 전환하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GS25는 스타킹·타이즈 등 추동 의류 상품 기획을 빠르게 마치고 예년보다 2~3주 가량 이른 9월 중순부터 순차적으로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스크림 상품군도 평소보다 빠른 속도로 비중을 조절하고 있다. 한여름 특수 상품인 빙과류를 줄이는 대신 내달 초부터 계절의 영향을 덜 받는 샌드·콘류 상품군 행사를 빠르게 기획하며 힘을 싣기로 했다.
그간 동절기 시즌 상품으로 취급됐던 식품군 출시를 앞당기는 경우도 늘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대표 겨울 간식인 오뎅을 예년보다 이른 9월 중순 경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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