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에서 10년 넘게 이어진 내전에 생활고까지 겹치면서 ‘독재자’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와 파업이 열흘 넘게 이어지고 있다. 이에 아사드 대통령의 입지도 흔들리는 모양새다.
28일(현지 시간) 영국 가디언 등에 따르면 시리아 서남부 스웨이다주(州)에서 시작된 이번 시위는 11일째 이어지며 인근으로 확산하고 있다. 특히 스웨이다 지역은 2011년 내전이 발생한 이후 정부 통제 아래 있던 곳인데, 생활고가 커지다 보니 이 지역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시위의 불씨를 직접적으로 댕긴 것은 정부의 연료 가격 인상과 공무원 임금 2배 인상이었다. 시위를 주도한 ‘스웨이다24’는 “이 정부는 주민들에게 생필품을 공급할 능력이 없다”며 “시위대의 요구는 분명하다. 바사드가 퇴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웨이다의 주요 도시인 드루즈에서는 수백명이 주요 도로를 봉쇄했고 지난 27일에는 시위대가 집권당인 바트당 당사를 폐쇄하기도 했다. 스웨이드24 측이 공개한 영상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중앙광장에 모여 깃발을 흔들며 "시리아 만세, 알 아사드 타도"를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가디언은 "유가 상승과 경제적 부패, 실정 등에 대한 분노로 촉발된 시위가 아사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등 반정부 시위로 빠르게 변모했다"며 "시리아 남부 지역 전역에서 퍼지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드 대통령은 2011년 '아랍의 봄' 민주화 운동을 무자비한 학살로 진압한 독재자다. 그는 반군과 민간인을 무차별적으로 살해해 최악의 전쟁 범죄자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았다. 시리아 내전은 12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수십만명이 숨지고 1000만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했다.
암시장에서 미국 달러 대비 시리아 파운드화의 가치는 지난 여름 달러당 1만 5000파운드로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에 비해 3배나 가치가 하락했다. 유엔은 지난 6월 시리아 인구의 90%가 빈곤층에 빠졌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