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배터리로 꼽히는 전고체 핵심 소재인 리튬황(Li2S)을 국내 최초로 양산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신사업 투자를 지속해 3년 내에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입니다.”
김용현(사진) 정석케미칼 대표는 25일 전북 전주시에서 기자와 만나 “수십 년 간 도료 사업에서 축적한 기술력을 활용하면 전고체 소재 산업에서도 성과를 낼 수 있겠다고 판단한 것이 주효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정석케미칼은 1990년 설립된 회사로 도로용 도료 선두 기업이다. 이 분야 국내 시장 점유율이 50% 이상에 달한다. 횡단보도 구축에 쓰이는 노면 표지용 도료, 어린이보호구역 등 특수구역 표지용 도료 등을 주로 생산한다. 지난해 매출액 802억 원, 영업이익 9억 원을 기록했다.
김 대표는 2019년 리튬황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개발에 착수했다. 3년 간 연구개발 끝에 지난해 개발을 마치고 양산에도 성공했다. 현재는 주요 글로벌 기업들에게 실험용 제품을 납품하며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김 대표는 "한 때 활주로용 도료를 생산하는 등 다양한 사업 다각화를 시도했지만 대부분 관급 공사여서 관련 예산이 늘어나지 않으면 사업 확장이 어려웠다"며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다 화학 분야 경험을 살릴 수 있는 리튬황 개발에 뛰어들었다”고 말했다.
정석케미칼은 지난해 9월 연 12톤의 리튬황을 생산할 수 있는 플랜트를 전북 완주군 본사 내에 구축했다. 리튬황을 기반으로 작동하는 전고체 전지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았지만, 화재 위험성이 낮고 에너지 저장 밀도가 높아 미래 배터리 시장의 ‘게임 체인저’로 꼽힌다. 회사 측은 2025년까지 525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생산 설비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석케미칼은 과거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2014년 사망) 일가가 소유한 아이원아이홀딩스가 주요 주주였던 탓에 세월호 사건 관련 수사를 받는 등 부침을 겪었다. 하지만 2017년 직원들이 우리사주조합을 결성한 이후 꾸준히 지분을 늘려 현재는 우리사주조합이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김 대표는 “항소심에서 차명주식의 명의신탁자는 정석케미칼이라고 판단한 17% 가량의 지분에 대해서는 대법원의 확정 판결 후 소각할 계획”이라며 “신사업에서 성과를 내 3년 이내에 IPO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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