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단조절이나 운동 없이도 체중을 감량할 수 있는 가능성을 국내 연구진이 찾아냈다. 뇌 속에서 체중조절을 담당하는 ‘스위치’를 발견하면서다.
기초과학연구원(IBS)은 이창준 인지및사회성연구단장 연구팀이 뇌 속 별모양의 비신경세포인 ‘별세포’에서 지방 대사 조절의 원리를 찾고 동물 실험을 통해 식사량 조절 없이도 체중을 감량하는 데 성공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성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메타볼리즘’에 이날 게재됐다.
연구팀은 뇌의 측시상하부에 있는 별세포가 ‘가바(GABA)5’라는 신경세포의 활성을 조절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가바5는 지방 대사 조절과 관련된 신경세포다. 연구팀이 화학유전학적 방법으로 별세포 조절을 통해 비만 쥐의 가바5 신경세포 활성을 조절했다. 가바5 신경세포의 활성을 억제했더니 지방 조직의 열 발생, 즉 에너지 소진이 감소하고 지방이 축적돼 쥐의 체중이 증가했고 반대로 가바5 신경세포의 활성을 촉진했더니 체중이 감소했다.
나아가 연구팀이 직접 개발한 신약 물질 ‘KDS2010’을 비만 쥐에게 투여한 결과 쥐의 체중이 크게 감소했다. 신약 물질이 가바5 신경세포의 활성을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이 물질은 2019년 뉴로바이오젠으로 기술 이전해 현재 임상시험 1상을 진행 중이며 내년 2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 단장은 “비만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세계 10대 건강 위험 요인 중 하나로 지정할 만큼 현대인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차세대 비만 치료제를 통해 식욕 억제 없이 효과적인 비만 치료가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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