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현존하는 D램 중 최대 용량인 32Gb(기가비트) D램 개발을 완료했다. 정보기술(IT) 시장의 수요 부진으로 반도체 불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술 리더십을 확보해 다음 ‘업턴’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1일 삼성전자는 업계 최초로 12나노급 32Gb DDR5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32Gb는 단일 칩을 기준으로 글로벌 반도체 업계 최초로 개발된 칩이다.
황상준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이번 12나노급 32Gb D램으로 향후 1TB(테라바이트) 모듈까지 구현할 수 있는 솔루션을 확보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올 5월 12나노급 16Gb DDR5 D램을 양산한 뒤 4개월 만에 용량이 두 배나 큰 칩의 개발을 완료했다. 16Gb D램과 칩 패키지 크기는 같지만 소자 구조 개선을 통해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이 D램을 연내 양산할 계획이다. D램 용량 확대로 칩 결합에 활용하는 기술인 실리콘관통전극(TSV)을 활용하지 않아도 된다. 수요가 폭증하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의 생산성에도 도움을 줄 수 있다.
한편 삼성전자는 엔비디아에 대한 HBM3 공급을 이르면 10월부터 시작한다. AMD에 이어 엔비디아에까지 HBM3를 납품하면 삼성전자의 HBM 점유율도 크게 올라갈 것으로 전망된다.
HBM3은 엔비디아의 H100·H800, AMD의 MI300 등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들어가는 첨단 그래픽처리장치(GPU)에 탑재된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6월 세계 최초로 HBM3 양산에 성공하며 현재 엔비디아에 제품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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