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한국 진출 30주년을 맞은 로레알그룹이 ‘K-뷰티’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로레알은 한국의 혁신을 전 세계에 선보이는 한국형 ‘코 크리에이션(KO-creation)’을 미래 핵심 전략으로 내세웠다.
로레알코리아는 1일 서울 삼성동 로레알코리아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지속적인 혁신과 성장을 위한 미래 전략 계획을 밝혔다. 간담회에는 파브리스 메가베인 로레알 북아시아 총괄 사장, 사무엘 뒤 리테일 로레알코리아 대표 등이 참석했다.
뒤 리테일 대표는 “한국형 코 크리에이션(공동 창조)을 통해 한국을 움직이는, 그리고 세계를 움직이는 아름다움을 만들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한 핵심 전략으로 ‘한국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 혁신 지속, 연구혁신 파트너십 확대,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혁 혁신)을 위한 정부와의 협력’ 등을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은 화장품 수출국 4위, 아시아에서는 1위고 세계 최대의 화장품 ODM·OEM 기업을 보유하는 등 최적의 뷰티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트렌드 세터’이자 ‘창의성 허브’로 전 세계에 영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메가베인 사장은 “한국은 소비자 인사이트와 연구혁신에서 ‘북아시아 뷰티 트라이앵글’ 생태계 내에서도 전략적으로 핵심 역할을 한다”며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이루고 전 세계에 영감을 주고자 한다”고 말했다.
로레알의 북아시아 뷰티 트라이앵글은 한국과 일본, 중국 시장을 지칭한다. 지난해 로레알그룹 매출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 홍콩, 대만 등 북아시아 시장 매출은 29.6%를 차지했다. 유럽 시장(매출 비중 29.9%)에 이은 2위 시장으로 북미 시장(26.6%)을 웃돈다.
로레알은 한국 시장에서의 고성장이 북아시아 매출 성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1993년 한국법인 ‘코벨’로 국내에 랑콤 브랜드로 사업을 시작한 로레알코리아는 30년간 매출이 47배로 성장했다. 2000년대에는 ‘비오템’과 ‘키엘’로 국내에 수분크림 열풍을 몰고왔다. 2010년대에는 입생로랑 뷰티 등을 내놓으며 럭셔리 메이크업 시장을 개척했다. 현재는 라로슈포제와 2018년 인수한 한국 화장품 브랜드 3CE까지 15개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14.6%, 133% 증가한 4100억 원, 207억 원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메가베인 사장은 “한국은 무엇보다 시장 트렌드에 빠르게 반응하고 적응할 수 있는 강력한 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면서 "세계 최대 규모의 제조업자 개발 생산(ODM) 역량과 생명공학·뷰티 테크를 보유해 뷰티의 미래를 제시할 수 있는 이상적인 시장”이라고 평가했다.
로레알은 GS칼텍스와 코스맥스, 카카오헬스케어, 큐티스바이오 등과 업무협약을 맺으며 국내 기업들과 연구 혁신 파트너십을 확대해왔다. 또 국내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중소벤처기업부, 서울시와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 지난 6월에는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놀로지 2023’에서 중소벤처기업부와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날 로레알코리아는 신규 인수합병(M&A) 가능성도 내비쳤다. 메가베인 사장은 “로레알은 M&A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보완해왔다”며 “3CE는 북아시아를 넘어 동남아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앞으로도 인수와 관련한 모든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1909년 설립된 로레알그룹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382억 유로(약 54조 7325억 원)의 세계 최대 뷰티 기업이다. 36개 글로벌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으며 연간 제품 판매량은 70억 개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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