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이 국내 방위산업의 해외 진출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수천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을 통해 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험을 줄여 발주처의 불신을 없애고 방산 기업에 대한 금융 우대와 보증 업무 확대 등 측면 지원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1일 금융 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상반기 현대로템이 폴란드 정부에 K2전차를 수출하는 것과 관련해 4185억 원 규모의 지급보증 계약을 맺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지급보증은 일종의 이행보증으로 현대로템이 폴란드 정부로부터 선수금을 지급받고 K2전차의 수출을 완료하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우리은행이 보증하겠다는 내용이다. 만약 현대로템이 해당 수출을 계획대로 완수하지 못할 경우 우리은행이 폴란드 정부에 보상해야 한다. 앞서 현대로템은 지난해 7월 폴란드 정부와 K2전차 1000대를 수출하는 내용의 기본 계약을 맺었다. 이미 1차 수출 계약을 체결했으며 올해 하반기 2차 수출 계약을 앞두고 있다.
우리은행뿐만이 아니다. 국내 은행들은 무기 수출 등 방산 기업의 해외 진출과 관련한 지급보증 규모를 급격히 늘리고 있다. 국민은행의 경우 폴란드 군 당국의 잠수함 도입 검토와 관련해 수주 가능성이 있는 한화오션과 HD현대중공업에 대해 각각 5536억 6000만 원, 9671억 3800만 원의 지급보증 잔액을 보유하고 있다. 하나은행 역시 HD현대중공업에 대해 6500억 원, 신한은행은 5971억 원 이상을 보증하고 있다.
측면 지원도 아끼지 않고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각각 올해 6월과 8월 방위산업공제조합과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은행은 방위산업 육성과 방산 기업 수출 활성화를 위해 보증 업무를 지원하는 것은 물론 다양한 금융 우대 혜택 등을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금융권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방위산업이 신성장 산업은 아니지만 금융권에서 유망한 산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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