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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硏 “경기 저점 아직 …‘L’자형 장기 침체 현실화 가능성”

2분기 경제 사실상 역성장한 것

美·中·소비 회복이 하반기 변수

부산항에서 컨테이너 하역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상반기 수출과 내수가 동시에 침체된 가운데 하반기 경기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진단이 나왔다. 수출 경기가 조기 회복되지 않으면 ‘L’자형 장기 침체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저효과 등으로 정부와 한국은행이 강조하는 ‘상저하고’는 수치상으로 나타날 수 있겠으나 가계나 기업은 전혀 체감하지 못할 수 있다는 경고다.

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최근 경제 동향과 경기 판단(2023년 3분기)’ 자료를 통해 “당초 예상했던 ‘하반기 경기 회복’ 가능성이 약화되고 있으며 특히 수출 경기 조기 회복이 어려울 경우 장기 침체 시나리오가 현실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수출이 빠르게 개선되는 동시에 내수 경기가 활성화하면서 상저하고의 ‘U’자형으로 회복하는 시나리오는 점차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3분기 기준으로 한국 경제가 내수와 수출 모두 부진한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놓인 것으로 판단했다. 올해 2분기 성장률이 0.3%를 기록했으나 민간소비, 건설투자, 설비투자, 수출 등 모든 수요 요인이 감소하는 반면 수입이 이를 상쇄하면서 나타난 결과이기 때문에 사실상 역성장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향후 경기 방향을 결정할 수 있는 변수로 미국, 중국, 고물가 등을 꼽았다. 먼저 미국 경제 호조가 이어지면서 골디락스(중성장·저물가)가 언급되고 있으나 고금리에 따른 실질 구매력 약화로 실물경기가 위축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는 것이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에서 발표하는 미국 경제의 침체 확률은 7월 기준 66.01%로 리먼 사태 직전인 2007년 11월(40.73%)보다 높은 수준이다.

중국은 복합 불황으로 성장 동력을 잃고 있으나 정부의 대응 방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이다. 중국 정부가 정책금리를 지속적으로 인하하면서 경기 진작을 도모했으나 내수가 이에 반응하지 않으면서 유동성 함정에 빠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우리나라는 소비 심리가 개선되고 있으나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구매력이 약해지면서 실제 소비는 위축되는 모습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물가 안정과 재정건전성 확보 등 중장기 거시경제정책 기조를 유지하되 경기 침체를 방어하기 위한 미시적 대응도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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