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에 소셜미디어 콘텐츠 마케팅 바람이 거세다. 핵심 대상은 199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잘파세대(Zalpha·Z세대와 알파세대의 합성어)다. 업계는 웹 예능과 드라마 등 콘텐츠 마케팅으로 잘파세대와 소통하는 동시에 50~60년의 오래된 기업 이미지를 쇄신한다는 구상이다.
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최근 푸드 전문 숏폼 크리에이터를 양성하는 ‘먹플루언서’ 1기를 모집했다. 농심 먹플루언서는 ‘맛있게 먹다’와 ‘인플루언서’를 결합해 만든 이름으로 향후 농심과 관련된 숏폼 콘텐츠 영상을 제작하며 마케팅 활동에 참여하게 된다. 농심은 참여자들에게 숏폼 커머스 기업 ‘숏만연구소’의 교육 과정과 콘텐츠 기획 노하우를 전달하고 향후 활동 우수자에게 농심 제품의 커머스 협업 기회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인스타그램·유튜브·틱톡 등을 활용한 소셜미디어 마케팅이 젊은 소비자들과 소통하기 위한 필수 마케팅으로 자리 잡고 있는 가운데 캐릭터를 활용한 광고가 각광 받고 있다. 특히 식품업계에서는 빙그레의 캐릭터 광고가 성공을 거두면서 관련 마케팅이 주목받고 있는 모습이다. 빙그레는 빙그레 왕국이라는 가상 세계관을 설정하고 ‘빙그레우스’라는 캐릭터를 지난 2020년 공개했다. 메로나 등 인기 제품을 캐릭터로 만든 애니메이션 형태 콘텐츠를 선보였는데 ‘B급 감성’의 콘셉트가 인기를 끌면서 식품업계 최초로 유튜브 ‘실버버튼’을 받기도 했다.
삼양식품은 지난해 창립 60주년을 맞아 삼양라면 캐릭터 ‘삼양63’을 선보였다. 앞서 2012년 불닭볶음면을 출시하면서 선보인 캐릭터 ‘호치’와 삼양63을 활용해 선보인 뮤지컬 콘텐츠 ‘평범하게, 위대하게’와 ‘불타오르게, 위대하게’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1000만회를 넘기기도 했다. 단순히 캐릭터를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브랜드 철학과 스토리를 중시하는 젊은 세대들의 취향에 맞춰 이야기 구성(스토리텔링) 요소를 접목함으로써 마케팅 성공 방식을 정립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캐릭터 마케팅이 흥행하며 이를 활용한 지적재산권(IP)으로도 사업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다. hy는 지난해 10월 ‘야쿠르트 라이트’를 의인화한 신규 캐릭터 ‘야쿠’를 선보이고 이를 활용한 볼펜, 다이어리, 바쿠백 등의 굿즈도 선보였다. 한정판으로 준비된 볼펜은 출시 2주 만에 1000개가 완판됐다. 오뚜기도 지난해 자사의 상징 마크인 웃는 얼굴의 어린이들을 모티브로 캐릭터 ‘옐로우즈’를 출시하고 팝업스토어 전면에 내세웠다. 오뚜기는 옐로우즈를 굿즈 제작, 캐릭터 컬라보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웹 드라마, 예능 방식의 마케팅도 인기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6월 유튜브 채널 ‘스벅TV’를 통해 첫 자체 제작 웹드라마 ‘안녕하세요 스타벅스입니다’를 공개했다. 스타벅스 실제 매장을 배경으로 신입 사원인 주인공이 입사 후 마주하는 일상을 소재를 다뤘다. 롯데GRS가 운영하는 롯데리아는 유튜브 채널 ‘버거가게’를 통해 아이돌 멤버 이창섭이 출연하는 토크 콘텐츠 ‘롯리나잇’을 선보였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식품업계는 전통적으로 보수적인 성향이 강했는데 최근 업계의 소셜미디어 콘텐츠 마케팅을 살펴보면 과연 식품업계 마케팅이 맞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라며 “업계 입장에서는 잘파세대가 놓칠 수 없는 소비자층인만큼 앞으로도 이런 경향은 지속될 것 예상된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