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가 외국인 유학생에 대한 이민 허들을 낮춘다. 인력 확보 차원에서 이민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3일 외신에 따르면 호주 집권당인 노동당은 지난달 당 전국대회에서 학생 비자 심사 기준 중 하나인 ‘진정한 단기 입국자(GTE)’ 조항을 없애기로 했다. GTE는 비자 심사 과정에서 학업을 마친 뒤 호주로 이민할 의사가 있는 외국인 유학생에게 불이익을 주는 조항이다. 유학생들이 호주에 정착할 의사나 이유가 없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학생 비자를 받을 수 있었던 이유다.
호주가 GTE 조항을 철폐하려는 것은 노동력 감소를 막기 위해서다. 호주는 이미 2020년 코로나19 확산 당시 봉쇄 조치 여파로 인력난이 심화하자 이민정책을 확대한 바 있다. 당시 호주는 ‘우선 이민 기술 명단’을 만들어 의사·간호사·엔지니어 등 특정 18개 직종을 입국 제한 면제 혜택군으로 지정했다.
호주 유학생이 학업을 마친 뒤 모국으로 돌아가지 않는 게 고급 인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클레어 오닐 호주 내무부 장관은 올 4월 “(외국인) 유학생은 이민법 개혁과 인력 부족 해결을 위한 핵심 퍼즐 조각”이라며 “호주가 필요로 하는 고도의 기술을 익힌 유학생에게 정착 기회를 주기 원한다”고 밝혔다.
물론 호주가 처음부터 이민에 관대했던 것은 아니다. 당초 영국 식민지로 출발한 호주는 ‘백호주의(백인 우선 정책)’ 국가였다. 1901년 호주 의회 문턱을 넘은 이민제한법만 봐도 이런 문화를 알 수 있다. 해당 법은 백인 외 인종의 이민을 사실상 차단하는 법이다. 호주 이민정책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변곡점을 맞았다는 시각도 있다. 팬데믹으로 외국인 입국이 제한된 뒤 산업 현장 곳곳에서 인력난 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이다.
이민 확대 정책은 인구 유지에도 효과적이다. 호주 통계청(ABS)에 따르면 호주 인구는 40년 뒤인 2063년께 4050만 명을 돌파한다. 다만 연간 외국인 이민자가 23만 5000명 규모로 유지된다는 가정이 전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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