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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근 브이엔티지 대표 "투자 혹한기…'이타심' 가진 중견·중소기업이 나서야"

中企론 이례적 팁스 운영사 선정

"VC보다 인큐베이팅서 큰 도움

투자 기업 생존율·수익률 높아"

김태근 브이엔티지 대표가 서울 마포구 브이엔티지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김태근 대표 /성형주 기자


“벤처캐피털(VC)이 아닌 이타심을 갖고 있는 중견·중소기업이 투자 혹한기 해결사로 나서야 합니다.”

김태근(사진) 브이엔티지 대표는 3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중견·중소기업이 지원한 스타트업이 성공하면 중장기적으로 파트너십 체결 등을 통해 자사의 경쟁력을 키울 수 있어 결국 윈윈 효과를 거둘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디지털전환(DT) 전문 기업인 브이엔티지는 지난해 팁스(TIPS) 운영사로 선발됐다. 정부는 매년 약 30개의 팁스 운영사를 선정하고, 선정된 운영사들은 스타트업에 직접 투자한다. 실제 투자를 집행하는 만큼 대부분이 VC나 액셀러레이터(AC)다. 브이엔티지처럼 일반 기업은 손에 꼽을 정도로 드물다. 브이엔티지는 자체 사업도 하면서 투자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사업 회사인 브이엔티지가 팁스 운영사로 선정된 것은 김 대표가 과거 초기 스타트업 전문 투자사인 더벤처스의 대표 파트너를 지냈던 경험이 작용했다. 스타트업 투자자에서 직접 창업가로 변신한 만큼 국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의 이면에 대해 누구보다 정통하다.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국내 VC나 액셀러레이터들은 투자 후 스타트업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영역이 제한적”이라며 “가령 1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면 VC가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돈은 2.5억 원에 불과한데, 이 돈으로는 임대료와 심사역 월급 주기도 벅찬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사업을 하는 일반 기업은 VC보다 인큐베이팅 측면에서 다양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김 대표의 생각이다. 실제 브이엔티지가 투자한 기업들의 생존율은 업계 평균보다 훨씬 높고, 내부 수익률은 80%를 넘어섰을 정도로 성과를 거뒀다. 김 대표는 “마케팅, 영업, HR, 법무 등 여러 측면에서 크고 작은 고민들이 끊이지 않는 게 작은 기업들의 현실”이라면서 “브이엔티지의 경우 전체 직원이 약 200명 정도로 여러 분야에 이미 담당 인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스타트업이 도움을 요청할 때 즉각 지원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회사가 거둔 영업이익을 기반으로 투자를 집행하다 보니 과감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한 것도 장점”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전방위 지원을 펼친 결과 브이엔티지가 투자한 기업들은 투자 혹한기임에도 대부분 생존한 것은 물론이고 스케일업에 성공한 사례도 상당수라고 김 대표는 설명했다. 브이엔티지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철학에 기반해 투자를 이어온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성과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에코록스, 케어런츠, 루덴씨티, 내이루리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팁스에 선정되기도 한 에크록스는 환경과 공간의 문제를 디지털 솔루션으로 혁신하는 ESG팀으로, 청소년기부터 지구와 환경에 대한 높은 관심을 갖고 있던 한국과학영재고, 카이스트 학·석사 출신의 손경희 대표를 주축으로 구성된 팀이다. 기존 대형의 고정식·설치식 탄소 포집 기기를 소형화해 실내 설치를 가능케 함으로써 실내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자원화하는 ‘숨결 업사이클링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

에크록스 외에도 팁스에 최종 선정된 회사가 속속 나오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아이들랩 △에크록스 △젠핏엑스가, 8월에는 전문 촬영 연결 플랫폼 ‘브리피’와 클라우드 기반 패키지 제작 자동화 솔루션 ‘프로보티브’가 팁스에 선정됐다. 그는 “상반기에 추천한 5개의 팀이 모두 팁스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면서 “특히 프로보티브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도미닉 다닝거(Dominik Danninger) 대표가 창업한 팀으로, 팁스 최초의 비아시아계 외국인 창업기업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중견·중소기업들이 스타트업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염두에 둬야 할 요소로 이타심을 꼽았다. “스타트업은 사람에 비유하면 신생아에 가깝다. 물 한방울만 줘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진심으로 도와주려는 마음으로 인큐베이팅을 했을 때 투자한 기업의 생존율이 높아지고, 투자자에게도 궁극적으로 수익을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태근 대표 /성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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