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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수년간 보험 눈독 들이더니…돌연 "관심없다"

신회계기준 도입땐 몸값 뛰고

인수 후 성장전망 불투명 판단


금융지주 회장들이 잇따라 보험사 인수 의향이 없음을 내비치고 있다. 신회계기준 도입으로 보험사의 수익이 크게 늘면서 몸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전망에 보험사 인수 후 이익 성장 전망이 불투명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지난달 30일 서울 동대문디지털플라자(DDP) 아트홀에서 열린 ‘코리아 핀테크’에서 “카드사와 보험사 인수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밝혔다. 우리금융그룹의 경우 5대 금융지주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와 보험사 등을 계열사로 두지 않아 임 회장 취임 이후 보험사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현재 보험 업계에서는 ABL생명·MG손해보험·롯데손해보험·악사손해보험 등을 잠재적인 매물로 보고 있다.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도 그룹 포트폴리오 강화를 위한 손해보험사 인수 가능성에 부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최근 진 회장은 사석에서 “추가적인 오프라인 중심의 손해보험사 인수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신한금융그룹은 손해보험사로 디지털 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을 갖고 있지만 오프라인 영업을 주력으로 하는 대형 손보사가 없다.

은행과 비은행 부문 사업이 두루 잘 갖춰진 KB금융그룹 역시 생명보험사 추가 인수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다른 사업 부문보다 계열 생보사의 규모가 경쟁 그룹에 비해 부족하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KB라이프생명은 올해 초 KB생명과 푸르덴셜생명을 통합해 출범했는데 여전히 자산 기준으로는 삼성·한화·교보·신한라이프·농협·미래에셋·동양생명 등에 이어 생보 업계 중위권이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역시 최근 기자와 만나 “추가적인 생명보험사 인수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지주 수장들이 잇달아 보험사 인수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친 것은 당장 보험사를 인수하더라도 비용 대비 수익이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진 회장 역시 “보험사는 인수 비용 이외에 인수 후 필요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도 상당한 비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신회계기준 도입 후 보험사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면서 보험사 몸값이 상승하는 것과 함께 저출산·고령화 등도 영향을 끼쳤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서류상이라도 이익이 늘어나면 몸값은 올라갈 수밖에 없고 사려는 입장에서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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