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부터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프리즈·키아프 서울’을 앞두고 유통업계에도 아트 마케팅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이런 흐름은 그간 백화점이나 호텔 등 고소득 소비층이 주로 이용하는 채널이 중심이었으나 최근에는 대형마트와 e커머스 등으로도 확대되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오는 9일까지 송파점 2층에서 약 300점의 작품을 전시한다. 롯데마트에서 미술 전시회가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전시작의 가격은 미술품으로는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인 50만~300만원 선이다.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을 둔 것이다. 여기에 방문객이 도슨트(전시 안내자)를 통해 예술가와 직접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구매 편의성을 높였다. 예약을 통한 주문 제작도 가능하다. 이미 팔린 작품이더라도 예술가에게 요청하면 새로 그린 작품으로 받을 수 있다.
대형마트의 특성을 살린 대중적인 행사를 내놓기 위해 작가들이 거주하는 지역을 수 차례 찾아가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전유라 롯데마트 리빙테넌트팀 MD는 “마트는 고객이 자주 찾아와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가치있는 장소”라며 “이번 미술 전시회를 시작으로 수도권 및 지방 점포를 활용해 고객들이 편히 작품을 관람하고 미술품을 쉽게 구매할 수 있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도 예술과 디지털이 융합된 미디어아트 전시와 체험 공간을 선보인다. 이번 ‘V Groove’전은 8일부터 24일까지 명동점 10층 아이코닉 존에서 열린다. 신세계면세점과 백남준아트센터가 연간 파트너십을 맺고 기획한 첫 번째 행사다.
전시는 첨단 기술을 접목해 백남준의 예술 철학에 충실했다. 이곳에선 백남준 탄생 90주년 기념 뮤직비디오가 공개된다. 건물 외벽에는 그의 비디오아트를 재해석한 영상을 상영한다. LG디스플레이가 개발한 투명 OLED 화면으로 ‘스위스 시계’ 등 대표작을 가상현실(VR)로 체험할 수 있다.
SSG닷컴도 오는 10일까지 일주일 간 온라인 전시회 ‘아트앤크래프트(Art&Craft)’를 진행한다. 이번 행사에선 500여 종에 달하는 원화와 한정판 판화, 공예품을 감상하고 구매할 수 있다. △‘리움 스토어’ 여섯 작가전 컬렉션 △갤러리 ‘아르띠앙서울’의 원화 △한국문화재재단 등의 미술품 굿즈도 입점했다.
조현하 SSG닷컴 리빙MD팀 바이어는 “유수 아티스트의 예술 작품을 온라인에서도 만나볼 수 있도록 이번 행사를 기획했다”며 “지난해 5월 전문관을 열고 3만여 종에 달하는 상품을 확보한 것이 아트페어를 진행할 수 있었던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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