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생존율이 담보되는 저위험군이라면 다른 건강을 해치지 않는 암 치료법을 선택하고, 고위험군 중에서도 항암제가 잘 듣는 환자는 치료 완주를 적극 권하는 예후 예측이 암 치료를 더욱 효율적으로 개선합니다.”
허용민(사진) 노보믹스 대표는 4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항암 치료 과정에서 환자의 ‘삶의 질’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항암 치료는 흔히 머리카락이 빠지는 등 항암제를 맞는 환자 절반 가량이 암으로 인한 고통 만큼 부작용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력한 항암제라 표적한 암을 억제하더라도 건강이 나빠져 일상 생활이 불가능해지는 경우도 많다. 또 어느 정도일지 모르는 부작용이 두려워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도 있다.
노보믹스는 이 같은 의료 수요를 해결하기 위해 세계 최초로 위암 예후 예측 진단 서비스인 ‘엔프로파일러(nProfiler)’를 상용화했다. 허 대표는 “1·2·3·4기로 나뉜 암의 전이 단계에 예후 진단 프로세스를 더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매트릭스를 새롭게 형성했다”며 “실제 2~3기 중에서도 면밀하게 저위험군과 고위험군을 나누면 생존율이 40%까지 차이가 나는 만큼 환자 맞춤형 치료지침을 제공해 치료 효과를 대폭 끌어 올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환자의 생존율을 결정하는 5년 이내 재발률을 낮추는 것은 물론 항암 치료 효과를 예측해 환자와 의료진에게 치료 옵션을 확대했다.
노보믹스는 연세대의료원 특훈 교수이기도 한 허 대표가 2010년 교원 창업으로 설립했다. 창립 멤버는 세계적인 위암 권위자인 노성훈 교수, 현재 연세의료원 연구부처장인 정재호 교수, 한림원 국가과학자 서진석 교수 등으로 화려하다. 수술 환자로부터 추출한 암 조직을 유전자 분석해 예후를 분류하고 항암제가 얼마나 잘 듣는지 항암 편익에 대한 데이터 분석 기술을 보유했다. 특히 위암 대상 엔프로파일러는 2017년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국내 3호 신개발 의료기기 지정, 복지부 국내 1호 혁신 의료기술 선정을 거쳐 2020년부터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 13개 기관이 임상 참여를 시작해 신손보험으로 의료현장에서 활용되고 있다. 허 대표는 올해 실사용 4년차를 맞은 엔프로파일러에 대해 “위암 재발은 75%가 3년 이내 발생하기 때문에 올해 상반기까지 누적된 실사용 데이터가 엔프로파일러의 활용성을 입증하고 있다”며 “의료 현장에서 예후검사의 효용을 체험하면서 검사 규모가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프로파일러는 적응증 확대와 중국, 동남아 등 해외 진출을 추진 중이다. 허 대표는 “위암 예후 예측의 기준이되는 암전이 유전자는 위암 같은 소화기 계열에서 모두 응용 가능해 현재 직장암으로 적응증을 확대해 개발 막바지 단계에 왔다”며 “추가 임상 자금을 투입해 미국과 유럽에서 글로벌 허가를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노보믹스는 이외에도 위장관암 지식 플랫폼 기술, 위암 병리조직 이미지 판독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도 개발 중이다.
사업적으로는 중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허 대표는 “세계에서 가장 위암환자가 많은 중국 시장에서 하반기부터 엔데믹 전환에 따라 검사 수가 크게 늘어나며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 가능성을 증명할 것”이라며 “60%가량이 조기 진단되는 한국과 달리 중국은 2~3기 환자가 압도적으로 많아 예후 예측 서비스의 효용성이 더 커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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