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민주당 의혹’ 등 야권 현안 수사를 맡고 있는 송경호(사법연수원 29기) 서울중앙지검장이 유임됐다. 1년 가까이 공석이던 대검 차장검사에는 이원석 검찰총장보다 1기수 높은 심우정(26기) 인천지검장이 보임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친정부 성향의 검사들이 주요 수사 부서에 전진 배치되거나 검사장으로 승진한 것으로 분석된다.
법무부는 4일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40명에 대한 승진·전보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일은 오는 7일이다.
대표적인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는 송경호 검사장은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을 계속 이끌면서 백현동 개발 특혜·더불어민주당 돈봉투·대장동 허위 인터뷰 의혹 등 수사를 지휘하게 됐다. 수사가 상당 부분 진척된 상황에서 업무 연속성을 고려한 인사로 보인다.
이원석 검찰총장이 승진한 지난해 9월 이후 비어있던 대검 차장 자리에는 심 검사장이 보임됐다. 대표적인 ‘기획통’인 심 검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당시 그에 대한 징계를 밀어 부치던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에 항명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은 신봉수(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이 맡았다. 신 부장은 BBK 특검 당시 윤 대통령·한동훈 장관과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으며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시절 서울중앙지검에서 특수1부장과 2차장 등을 역임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 당시 신 부장이 좌천되자 ‘출장 명령’을 내려 ‘울산시장 선거 청와대 개입 사건’을 맡길 정도로 특수수사에 있어 신 부장을 신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수원지검은 당초 이날 이 대표 소환조사를 벌일 예정이었으나 이뤄지지 않았다.
전국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지휘하는 대검 반부패부장은 양석조(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맡는다. 서울중앙지검장과 함께 검찰 ‘빅2’로 꼽히는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신자용 검사장이 유임됐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국 검찰청의 선거 사건을 지휘할 대검 공공수사부장은 박기동(30기) 서울중앙지검 3차장이 검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양 지검장과 신 검사장은 국정농단 특검 당시 윤 대통령과 인연이 있으며 박 차장은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던 시절 보좌 역할을 한 인물이다.
이른바 ‘고발사주’ 의혹으로 1심 재판을 받는 손준성 서울고검 송무부장(29기)은 이번 인사에서 대구고검 차장검사로 승진하면서 검사장을 달게 됐다.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에는 총장의 눈과 귀 역할을 하는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을 맡은 바 있다.
그 밖에 대검 기획조정부장에 성상헌(30기)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형사부장에 박세현(29기) 서울고검 형사부장, 마약·조직범죄부장에 박영빈(30기) 인천지검 1차장검사, 공판송무부장에 정유미(30기) 천안지청장, 과학수사부장에 박현준(30기) 창원지검 차장검사가 각각 보임됐다.
라임 사태 등 금융 범죄 수사를 이끌 서울남부지검장에는 김유철(29기) 대검 공공수사부장이 임명됐다. 서울동부지검장은 황병주(29기) 대검 형사부장, 서울북부지검장은 이진수(29기) 부산동부지청장, 서울서부지검장은 이진동(28기) 대전지검장이 각각 부임한다. 법무부는 1∼2주 뒤 중간 간부인 차장·부장검사 인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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