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중견·중소 배터리 소재 업체들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잇따라 증설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배터리 업계가 미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대응하기 위해 중국산 소재를 줄이면서 중국의 대안으로 떠오른 국내 기업들이 투자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첨단소재는 1일(현지시간) 캐나다 퀘벡주 이차전지 특화단지인 베캉쿠아 산업단지에 법인 설립을 마쳤다. 총 750억 원을 투자해 내년 1분기 연간 생산능력 3만톤 규모의 수산화리튬 가공 공장을 착공, 2025년 하반기 준공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투자는 국내 대형 배터리 업체들의 진출에 따른 후속 조치다. 윤승환 미래첨단소재 대표는 “베캉쿠아는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247540) 등 고객사들이 한창 증설 중인 이차전지 사업단지로 미국 북동부 지역까지 24시간 이내 물류 이송이 가능한 지역”이라며 “캐나다 법인을 활용해 매출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에코프로비엠은 SK온, 포드와 손잡고 베캉쿠아 산단에 연산 4만5000톤 규모의 양극재 합작 공장을 짓는다고 지난달 발표했다. 2026년 상반기 가동을 목표로 총 1조2000억 원을 투입한다.
국내에 배터리 핵심 소재 양산 거점을 확보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코스모신소재(005070)는 4분기부터 울산 공장에서 양극재 핵심 원료인 전구체 생산을 시작한다. 생산능력은 연간 2400톤으로 시작해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홍동환 코스모신소재 대표는 “대부분 중국에서 수입하던 전구체를 내재화해 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모회사인 코스모화학에서 원료를 직접 공급받아 원가 경쟁력도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려아연(010130)도 울산 니켈 제련소에 총 5063억 원을 투자하는 계획을 최근 승인했다. 이 제련소가 완공되면 고려아연은 올해 기준 세계 2위의 황산니켈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IRA에 따라 전기차 보조금을 받으려면 2025년부터는 중국산 소재나 광물을 배제해야 한다. 이에 현대차(005380)그룹은 고려아연과 배터리 핵심소재 사업 제휴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최근 지분 5%를 인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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