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사교육 카르텔 척결 발언에도 교육비 명목의 카드 사용액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교육 서비스 업종 카드 승인액은 1조 7000억 원으로 전달(1조 6200억 원)보다 800억 원(4.94%)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달(1조 5400억 원)보다는 1600억 원(10.2%) 늘어난 규모다. 이는 도·소매(-0.08%), 운수(1.28%), 숙박 및 음식점(2.87%), 보건(1.52%), 여가(-7.41) 등 다른 업종의 전월 대비 증가율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앞서 6월 윤 대통령은 ‘킬러 문항(최고 난도 문제) 배제’를 주문하며 현 공교육과 사교육 산업의 유착을 ‘이권 카르텔’로 규정해 대대적인 단속을 주문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의 발언이 나온 6월 교육 서비스 부문의 카드 승인액은 전달보다 600억 원(3.57%) 줄면서 사교육이 위축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지만 한 달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모양새다.
업계에서는 교육 서비스 부문 카드 승인액이 늘었다고 해서 무조건 초중고등학생 사교육비가 늘어난 것으로 볼 수만은 없다는 설명이다. 교육 서비스 업종에는 사설 학원뿐만 아니라 유치원을 비롯해 초중고대학교 교육비 등도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7월은 학생들의 여름방학 시기인 만큼 계절적 요인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로 해마다 7월은 전달 대비 교육 서비스 업종 카드 승인액이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학생들의 학원비뿐만 아니라 성인들이 직업훈련을 받는 등의 교육비도 포함된다”며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사교육비 지출이 꾸준히 증가하는 양상이 바뀌지는 않은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7월 카드(신용·체크카드 포함) 승인액은 94조 7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2% 늘었다. 승인 건수 기준으로도 24억 건으로 같은 기간 4.1%(1억 건) 증가했다. 1건당 평균 승인 금액은 4만 776원으로 전년 동월(4만 1144원)보다는 0.9% 줄었지만 전달(4만 296원)보다는 1.2% 늘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되면서 숙박비나 외식비 등의 지출이 늘어난 것이 이유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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