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 부진 우려에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면서 원·달러 환율이 급등해 1330원을 넘어섰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10.8원 오른 1330.6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0.3원 내린 1319.5원으로 출발했다가 장중 상승 전환하더니 오후 들어 급등했다. 환율이 1330원을 넘은 것은 지난달 23일(1339.7원) 이후 처음이다.
이날 환율이 하락 출발한 것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긴축을 강화할 것이라는 전망에 유로화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후 달러 역외 매수와 수입업체 결제 수요 등으로 상승 전환했다.
환율이 급등한 것은 위안화 약세 영향이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중국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1.8로 전월(54.1)보다 2.3 하락하면서 8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하자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29위안까지 올랐다. 위안화 약세에 원화가 연동하면서 동반 약세를 나타냈다.
시장에서는 이달 중 원화 약세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출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제 펀더멘탈 회복이 늦어지는 가운데 중국 부동산 위기 등으로 위안화 약세 흐름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지난해처럼 환율이 1400원을 넘는 등 급등세가 반복될 가능성은 작다는 평가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핵심 펀더멘탈이 수출 부진은 미국과 한국의 성장 전망 격차를 벌리면서 원화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메리트를 떨어뜨리는 요소로 작용할 것”이라며 “국내기업 이익 전망 대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원화 약세 압력을 누적시키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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