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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첫 공모채에 1.8조 몰렸다…최대 4000억 발행 [시그널]

3000억 모집에 1조 8100억 주문

2002년 EB 발행 후 회사채 첫 발행

중장기 투자·주주환원 규모 확대로

자금 조달 방안 다양화 필요성 커져

서울 강남구 KT&G 사옥. 사진=KT&G




KT&G의 첫 공모 회사채 발행에 모집액의 6배가 넘는 1조8100억 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KT&G는 최대 4000억 원의 회사채를 발행해 중장기 투자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KT&G는 2002년 약 5000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찍은 적이 있지만 공모채 발행은 처음이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T&G가 이날 진행한 총 30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수요 예측에서 1조8100억 원의 매수 주문을 받았다.

2년 만기는 1000억 원 모집에 8100억 원, 3년 물은 2000억 원에 1조 원의 주문이 쏟아져 들어왔다. 예상을 크게 뛰어넘는 흥행에 KT&G는 회사채 발행 규모를 최대 4000억 원까지 증액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B증권과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006800)이 발행 주관을 맡았고 키움증권(039490)이 인수단으로 합류했다.

KT&G는 금리조건도 낮게 맞췄다. KT&G는 희망 금리 범위로 신용등급 ‘AAA급’ 민평금리(민간 채권평가사들이 평가한 고유 금리)에 -30~30bp(1bp=0.01%p)를 가산한 금리를 제시했는데 2년물은 -10bp, 3년물은 -4bp에서 모집 물량을 채웠다. 전 거래일 기준 AAA급 3년 물 등급 민평이 4.235%라는 점을 고려하면 4.1% 후반에서 4.2% 초반대에서 발행 금리를 확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3%대 금리 진입은 어려울 것이라는 게 시장의 예상이다.

KT&G는 총 차입금 규모가 1500~3000억 원 안팎으로 현금성 자산만 2조~2조5000억 원에 달해 사실상 무차입 경영구조를 유지해왔다. 담배 사업의 우수한 현금 창출력에 순이익만 매년 1조 원 안팎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KT&G가 회사채 시장의 문을 두드린 것은 매출 확대와 대규모 투자 때문이다. KT&G는 올 초 그룹 전체 매출을 2027년까지 10조2000억 원까지 키우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매출(5조 8500억 원)의 1.7배 수준이다. 차세대 제품(NGP)과 건강기능식품, 글로벌 궐련담배 등 3대 핵심 산업의 외형적 성장을 통해 매출을 확장하겠다는 계획인데 2027년까지 예정된 설비 투자금만 3조9000억 원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도 카자흐스탄과 인도네시아 현지 신공장 건설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KT&G는 주주환원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상황이다. KT&G 이사회가 상반기 행동주의펀드들과의 갈등 상황에서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반기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올 4분기에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새로운 주주환원정책을 발표할 계획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조 단위의 현금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올 6월말까지 KT&G 연결회계기준 차입금 및 재무안정성 지표 추이.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백복인 KT&G 사장이 1월 30일 야첵 올자크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 CEO와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KT&G-PMI 글로벌 콜라보레이션 행사에서 전자담배 릴(lil)의 해외 진출에 관한 15년간의 장기계약에 서명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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