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동산 개발 업체 비구이위안(컨트리가든)이 지난달 지급하지 못했던 달러화 채권에 대한 이자를 유예 기간 내에 해결하면서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면했다. 발등에 떨어진 불은 껐지만 앞으로도 빚을 상환해야 하는 날이 줄줄이 예정돼 있어 위기감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블룸버그·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비구이위안은 이날 달러 채권 2건의 이자 2250만 달러(약 298억 원)를 상환일인 이날 지급했다. 비구이위안은 당초 지불 기일이었던 지난달 7일까지 해당 채권에 대한 이자를 내지 못했고 30일간의 유예 기간을 얻었다. 이번에도 이자를 내지 못하면 디폴트를 맞이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간신히 위기를 모면했지만 아직 안심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만기가 도래하는 채권이 연달아 예정돼 있어 추가 위기를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올해 남은 기간 만기가 도래하는 비구이위안의 해외 채권은 약 1억 6200만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중국 금융 당국이 주택담보대출 이자율과 대도시 대출 요건을 완화하는 등 대규모 부양책을 쏟아냈지만 시장 전반으로 확산되는 위기를 타개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실제로 국제신용평가 업체 무디스는 최근 비구이위안의 신용등급을 ‘Caa1’에서 ‘Ca’로 3단계 낮췄다. 지난달 ‘B1’에서 ‘Caa1’으로 3단계 내린 뒤 20여 일 만의 하향 조정이다. Caa1은 신용 위험이 매우 높은 상태, Ca는 회복 가능성이 거의 없는 디폴트 임박 수준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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