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047050)이 미국에 우리나라 연간 탄소 배출량에 달하는 6억 톤 이상 규모의 해상 탄소 저장소를 개발한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국 텍사스주 토지관리국이 주관하는 탄소포집·저장(CCS) 사업 국제입찰에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고 6일 밝혔다. 미국 해상 탄소 저장소 개발에 나선 것은 국내 기업 중 포스코인터내셔널이 처음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스페인 렙솔, 미국 카본버트, 일본 미쓰이 미국 법인 등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이번 입찰에 참여했다. 지분은 10%다.
사업 대상 지역은 텍사스주 코퍼스크리스티 인근 해상 578㎢로 서울시 면적과 비슷한 수준이다. 컨소시엄은 저장소 평가를 진행한 뒤 개발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개발 시에는 시추, 플랫폼, 해저 파이프라인 설치를 거쳐 수십 년간 저장소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할 수 있다. 저장할 수 있는 탄소 용량은 6억 톤 이상으로 예상된다. 이는 우리나라의 연간 탄소 배출량에 달하는 규모라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전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개발 가능성, 사업의 용이성, 정책과 산업 측면 등에서 미국 텍사스 연안이 CCS 사업의 최적 입지라고 평가하고 있다. 텍사스 연안은 이미 수많은 지질 데이터가 축적된 지역으로 이를 토대로 이산화탄소 저장이 쉬운 지역을 선택했기 때문에 개발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용이성 측면에서도 육상 CCS 사업의 경우 민간 소유지로 파이프라인이 통과하기 때문에 사업이 지연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하는 데 비해 이번 사업은 정부 소유의 해상에서 진행되기에 수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책·산업 측면에서도 텍사스 연안 탄소저장소 개발은 유리한 면이 있다. 우선 미국 정부가 지난해 제정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통해 탄소 감축 기업에 톤당 최대 85달러의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제도적으로 CCS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전 세계에서 CCS 사업이 가장 활발하며 현재까지 탄소 배출 감축만으로 직접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다.
산업적으로도 텍사스 연안은 발전소를 비롯해 시멘트, 석화, 가스 정제 등 다양한 배출원이 밀집돼 있고 이미 다수의 유가스 파이프라인이 조성돼 있어 탄소포집이 용이하다. 사업 지역인 코퍼스크리스티 역시 텍사스 연안에 위치해 탄소 배출원과 저장소의 거리가 근접한 관계로 개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9월 중 미국에 신규 회사를 설립하고 이번 사업 외에 추가적인 CCS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포스코인터내셔널 관계자는 “가스전 사업을 수십 년간 운영해 온 경험과 역량이 CCS 사업에 강점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그룹의 탄소 중립 목표 달성을 위한 교두보이자 새로운 성장 동력의 하나로 CCS 사업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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