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정부, 성인지 예산 9조 삭감…‘대학 성범죄 근절’ 등 칼질

◆2024년도 성인지 예산

성인지 예산 24.2조…2014년 이후 최저치

사업수도 20개 감소…"적절성 평가 등 강화"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이달 1일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내년 성인지(性認知) 예산을 9조 원 가까이 삭감했다. 이에 정부의 성인지 사업도 20개 줄었다. 성인지 예산은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삭감 필요성을 강조했던 예산이다.

7일 기획재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인지 예산서 및 기금운용계획서’에 따르면 내년 성인지 예산은 총 24조 1966억 원이 편성됐다. 올해(33조 1818억 원) 대비 27.1%(8조 9852억 원) 감액된 규모로 2014년(22조 6000억 원) 이후 10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다. 예산 삭감 여파로 성인지 사업은 올해 302개에서 내년 282개로 20개 줄었다. 기재부 측은 “(예산·사업은) 대상 사업의 재구조화, 적절성 평가 강화 등으로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성인지 예산은 남성과 여성이 동등하게 예산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편성하는 재원이다. 국가재정법, 양성평등기본법 등에 법적 근거를 두고 2010년도 예산안부터 반영됐다. 성인지 예산은 2010년 7조 3144억 원에서 올해 33조 1818억 원으로 최근 13년새 4.5배 가까이 늘어난 바 있다.

성인지 예산 추이. 사진 제공=기획재정부




내년도 예산을 구체적으로 보면 재정당국인 기재부 성인지 예산이 14.5% 삭감됐다. 올해 138억 3100만 원에서 내년 118억 2200만 원으로 20억 900만 원 깎였다. ‘국민참여 예산제도’ 예산이 올해 17억 6200만 원에서 내년 5억 1600만 원으로 70.7%(12억 4600만 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해당 제도는 국가재정 운용의 민주성과 투명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제도로 남녀 성비를 5:5로 맞춘 예산국민참여단이 예산 심사·결정 과정 등에 참여한다.

내년 교육부 성인지 예산은 685억 200만 원으로 올해(2186억 9100만 원) 대비 68.7%(1501억 8900만 원) 줄었다. 우선 ‘대학 내 성범죄 근절 및 안전환경 조성’ 예산이 올해 4억 9100만 원에서 내년 2억 4500만 원으로 50.1%(2억 4600만 원) 삭감됐다. 대학생 거주 환경 개선을 위한 ‘행복기숙사지원사업’ 예산은 286억 2300만 원으로 올해(707억 3300만 원)보다 59.5%(421억 1000만 원) 쪼그라들었다. ‘국립대학 양성평등 조치계획 평가 및 지원’ 예산은 올해와 같은 8400만 원으로 동결됐다. 해당 예산은 교수 등 국립대 교원의 성별 다양성을 높이기 위한 예산이다.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여파도 있었다. 이공계 여성 인력 양성을 목표로 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이공계전문기술인력양성’ 예산이 대표적이다. 기재부가 내년 해당 사업에 편성한 예산은 29억 4200만 원으로 올해(158억 2800만 원) 대비 81.4%(128억 8600만 원) 감액됐다. 이밖에도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 및 육성을 위한 ‘여성과학기술인 지원센터 설치·운영’ 예산은 50억 2400만 원이 편성됐다. 올해(56억 7800만 원)보다 11.5%(6억 5400만 원) 감액된 규모다.

법무부의 ‘성폭력 피해자 지원’ 예산도 소폭 삭감됐다. 구체적으로 올해 375억 3700만 원에서 내년 373억 5400만 원으로 0.5%(1억 8300만 원) 깎였다. 고용노동부의 경우 ‘일·가정 양립 환경개선 지원’ 예산이 221억 6400만 원에서 134억 800만 원으로 39.5%(87억 5600만 원) 줄었다. 해당 예산은 육아 등으로 인한 경력 단절을 막기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하는 중소·중견기업을 지원하는 예산이다.

정부가 내년도 성인지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을 두고 윤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성인지 예산을 비판한 바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경북 포항 유세 당시 “(성인지 예산) 일부만 떼어도 북핵 위협을 중층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