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톡스가 보톨리눔 톡신 생산 능력을 현재보다 2.5배로 대폭 늘리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르면 2024년 말까지 생산 시설 증설을 마무리해 경쟁사들을 따돌리고 급성장하는 글로벌 보톨리눔 톡신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충북 오송에 있는 제3공장 E동에 4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순차 가동을 준비하고 있다. 의약품 제조 및 품질관리 기준(GMP) 인증을 위해 내부 설비를 확충하고 관련 프로세스를 수립 중이다. 2019년부터 476억 원을 투입해 오송 3공장 부지에 증설한 E동은 지난 2021년 5월 준공됐지만 상당 기간 구체적인 가동 계획을 밝히지 못했다. 경쟁사 및 규제 기관과의 소송, 미국 애브비로부터 권리 반환 등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한동안 증설 계획을 구체화하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 소송 이슈들이 하나 둘씩 정리되면서 생산시설 가동 계획을 확정한 것으로 보인다.
메디톡스의 3공장 E동은 지하 1층 지상 4층, 연면적 1만 8225㎡ 규모로 2016년 지어진 3공장의 필러동과 톡신동을 합친 규모(1만 5328㎡)보다 더 크다. 매출로 환산한 연 생산 규모는 최대 6000억 원 규모의 보툴리눔 톡신을 제조할 수 있는 3공장 보다 5배 이상 크다. 메디톡스의 1·2·3공장 전체를 합한 전체 보툴리눔 톡신 생산액보다 2.5배 이상 큰 규모를 한 시설에서 생산할 수 있게 된다.
이미 건축물은 준공된 만큼 시설 가동과 미국, 유럽 등의 GMP 인증을 거치면 늦어도 이르면 2024년 하반기, 늦어도 2025년 초까지는 제품이 출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어떤 제제를 생산할지, 출하가는 얼마인지 정해진 시점이 아니라 생산 규모를 정확히 산정할 수는 없지만 향후 10년간의 시장 수요를 커버할 수 있는 규모라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신규 E동은 동결 건조 제형, 프리필드 시린지 등 기존 액상 제제 이외에 보툴리눔 톡신 신제품을 생산하게 될 전망이다. 국내 시장은 물론 미국, 중국 등과 기타 지역에 중점 공급할 계획이다. 메디톡스의 100% 자회사인 뉴메코가 지난달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동결건조 제형 차세대 톡신 제제 ‘뉴럭스’도 E동에서 생산할 수 있다. 메디톡스는 여유 생산 역량은 수주를 통한 위탁생산(CMO) 사업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메디톡스의 대규모 증설을 시작으로 보톨리눔 톡신 업계의 생산 규모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을 보인다. 지난 5월 대웅제약은 1000억 원을 투자해 화성 향남에 ‘나보타’ 3공장을 설립하기로 했다. 연간 1800만 바이알 생산 규모로 2024년 준공 목표다. 파마리서치바이오는 강릉공장에 오는 10월 증설 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휴온스바이오파마는 지난 7월 제천에 제 3공장 증축 착공식을 열었다. 종근당바이오는 2021년 연간 600만 바이알을 생산할 수 있는 오송 공장을 준공했다.
업계가 생산 능력 증설에 나서는 이유는 엔데믹 전환 이후 미용 이외에도 치료제로 보툴리눔 톡신의 수요 증대에 기대감이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인 보톨리눔 톡신 마켓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보툴리눔 톡신 시장은 2025년 기준 107억 460만 달러(약 14조 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재명 기자 now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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