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록밴드 ‘퀸’의 리드 보컬이었던 프레디 머큐리가 생전 세계적 히트곡 ‘보헤미안 랩소디’를 작곡할 때 사용한 피아노가 경매에서 약 30억원에 팔려나갔다.
6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에 따르면 영국 런던의 경매업체 소더비는 이날 야마하 브랜드의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 등 머큐리의 유품 수천점을 전시해놓고 입찰을 진행했다. 머큐리의 연인이자 친구였던 메리 오스틴이 머큐리 사후 약 32년간 소장해오던 물건들이다.
베이비 그랜드 피아노는 일반적인 형태보다 폭이 짧은 그랜드 피아노다. 이날 해당 피아노는 174만2000파운드(약 29억200만원)에 최종 낙찰됐다. 예상 낙찰가 최대 300만파운드(49억9770만원)보다 낮은 가격이었다.
반면 다른 경매품들은 대체로 소더비 카탈로그에 적힌 예상 금액보다 비싸게 팔려나갔다.
머큐리가 애초 구상했던 ‘몽골리안 랩소디’라는 제목이 적혀 있는 15쪽 분량의 보헤미안 랩소디 악보는 138만파운드(23억5868만원)에 낙찰됐다.
유럽 주얼리 브랜드 파베르제의 5㎝ 크기 보석함은 9만5250파운드(1억5868만원), 티파니 테이블 램프는 6만960파운드(1억155만원), 1895 사이드보드는 3만1760파운드(5291만원)에 각각 팔렸다.
머큐리가 보헤미안 랩소디 뮤직비디오에서 착용했던 뱀 모양의 은색 팔찌는 예상가 9000파운드(1499만원)보다 70배 비싼 무려 69만8500파운드(11억6363만원)에 낙찰됐다.
가수 엘튼 존으로부터 선물 받았던 카르티에 오닉스 다이아몬드 반지의 낙찰가는 27만3000파운드(4억5479만원)였고, 1975년 보헤미안 랩소디가 영국 차트 1위에 올랐을 때 매니저 존 리드가 멤버들에게 선물한 ‘퀸 넘버원’이라고 쓰인 카르티에 금 브로치는 16만5000파운드(2억7486만원)였다.
이날 경매 과정은 온라인으로 생중계됐으며, 약 6000여명이 시청했다.
그가 1986년 퀸과 함께한 마지막 투어에서 ‘갓 세이브 더 퀸(God Save The Queen)’을 공연할 때 착용한 왕관과 망토는 낙찰가가 6만∼8만파운드(약 1억∼1억340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으나 아직 팔리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가디언은 “많은 이들은 머큐리의 유품이 판매되는 데에 실망감을 드러냈다”고 전했다.
퀸 동료였던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는 전날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서 “우리가 수년간 공유했던 프레디의 가장 개인적인 소지품들이 내일 경매에 부쳐져 최고 입찰자에게 판매되고 영원히 흩어질 것”며 “이는 가장 가까운 친구와 가족에게 너무나 슬픈 일이고, 도저히 지켜볼 수 없는 일”이라며 경매를 참관하지 않을 것임을 밝혔다.
한 팬은 트위터에서 “이번 경매는 미친 짓”이라고 불만을 표했고, 다른 팬은 인스타그램에서 “유품들이 우리가 모두 관람할 수 있는 박물관에 전시될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모두 사라져버릴 것이다”고 적었다.
총 6일간 진행되는 이번 경매의 전체 수익금은 총 1100만파운드(183억2490만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경매가 마무리되면 오스틴은 수익금의 일부를 머큐리 피닉스 트러스트와 엘튼 존 에이즈 재단에 기부할 계획이지만, 자세한 액수는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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