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한 박지영(27)은 그해 받은 신인상이 투어의 주요 타이틀 가운데 유일한 상이다. 9년 차인 올해 드디어 상금왕이나 대상(MVP) 같은 타이틀을 획득할 기회가 찾아왔다. 시즌 초반 무섭게 질주하던 박지영은 ‘국내 1인자’ 박민지의 급부상에 주춤하나 싶더니 7월에 시즌 2승으로 다시 기운을 냈다. 현재 상금 2위, 대상 포인트 4위다. 평균 타수는 1위를 굳게 지키고 있다.
시즌 네 번째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총상금 12억 원)이 분수령으로 꼽혔다. 박지영은 지난해까지 여덟 번 출전했는데 톱 10 진입이 한 번뿐일 정도로 이 대회와 인연이 없었다. 2017년 준우승이 있지만 다른 해에 컷 탈락과 기권도 있다.
8일 경기 이천의 블랙스톤GC(파72)에서 계속된 KB금융 스타챔피언십 2라운드. 난도 높은 코스로 유명한 블랙스톤 이천은 유난히 변덕스러웠던 올여름 날씨에 코스가 적잖이 상했다. 이런 이중고 속에 선수들은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 첫날 언더파는 단 4명이었고 이날도 형편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단 박지영은 예외였다.
첫날 3오버파를 적어 선두와 4타 차 공동 23위로 출발한 박지영은 이날 버디를 6개(보기 1개)나 챙겨 5언더파 67타를 쳤다. 페어웨이의 잔디가 고르지 않은 데다 그린 위 잔디가 비어 있는 부분에 걸릴 경우 대책이 없는 악조건을 생각하면 더 놀라운 스코어다. 혼자서 평이한 코스에서 치는 것 같았다. 버디 6개 중 5개가 5.5m 안쪽에서 넣은 것일 만큼 날카로운 샷을 뽐냈다.
이틀 합계 2언더파가 된 박지영은 단숨에 단독 2위로 뛰어올랐다. 시즌 3승 선착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최소타수상과 상금왕·대상까지 타이틀 싹쓸이에 대한 기대감도 끌어올린 것이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이가영이 4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섰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메이저 퀸’ 전인지는 8오버파 공동 35위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