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통관 편의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부와 민간 차원의 공식 협력 채널이 신설된다.
한·인도 정상회담에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10일(현지 시간) 인도 뉴델리 현지의 한 호텔에서 삼성전자와 현대차·LG전자 등 우리 기업인 12명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각종 정부 차원의 지원 방안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박종범 삼성전자 총괄장은 인도 현지에서 연구개발, 생산 등을 진행하며 현지화에 노력하고 있음을 설명하며 최근 발표된 인도의 전자제품 수입제한조치와 품목분류로 인한 관세부과 등의 어려움을 제기했다. 조경운 롯데웰푸드 상무는 아세안-인도 자유무역협정(FTA)에 비해 한-인도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CEPA)에서는 식품 분야 관세가 5%포인트 정도 높아 가격 경쟁력이 불리한 상황을 언급하며, 인도 식품시장 진출 촉진을 위해 한-인도 CEPA 개선협상에서 인도의 식품 관세 인하를 건의했다.
이시연 효성 법인장은 우리 정부가 인도에서 도로, 병원 등 공적개발원조(ODA) 지원을 확대하면 기업들의 현지진출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제안했다. 김보연 건솔루션 대표는 한국의 우수한 스마트공장 솔루션을 인도에 수출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설명하며, IT/SW 분야 중소·벤처기업의 해외진출시 KOTRA, NIPA(정보통신산업진흥원), 인베스트 인디아(Invest India) 등의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건의했다.
이후 윤 대통령은 “인도 시장의 각 분야에서 우리 브랜드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기업인들의 노력을 치하한다”며 “인도 시장의 전략적 기회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어려움을 해소하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특히 수입 통관 과정 문제를 우호적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인도 현지의 자의적 수입 품목 분류나 원산지 관련 증빙 과다 요구 등은 연내 양국의 원산지증명서전자교환시스템(EODES)이 개통되면 어려움이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각종 수입제한 조치 완나 투자 인센티브 지급 지연 등 행정 불확실성, 도로·하수도·전력망 등 인프라 부족 문제도 인도 총리에게 요청하겠다고 윤 대통령은 밝혔다.
인도 현지에는 530여 개의 한국 기업이 진출했다. 삼성전자·LG전자가 뉴델리 동남쪽 노이다에 생산 공장을, 현대차가 첸나이에 1·2공장을, 기아가 아난타푸르에 공장을 운영 중이다. 관련 부품 제조사들도 함께 진출해 있다.
윤 대통령은 한·인도 정상회담을 통해 민관 차원의 협력 채널이 즉각 가동되도록 협조를 얻어내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정부 차원에서 ‘장관급 한·인도 산업협력위원회’ 설치가 추진된다. 동시에 한국경제인협회(옛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을 중심으로 양국 경제 단체 간 민간 협력 네트워크도 신설해 기업인들의 어려움 해소에 집중할 방침이다.
한편 윤 대통령은 귀국 이후 민생 행보를 더 강화할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다양한 분야의 얘기를 듣고 기업인들도 만나고 현장을 찾아 기업과 민생에 어려움을 덜어주기 위한 행보를 이어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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