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품 컬렉터들이 1년간 손꼽아 기다렸던 아트페어(미술 장터) ‘프리즈 서울’과 ‘키아프 2023’이 각각 9일과 10일 폐막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키아프리즈(키아프+프리즈)에는 총 330여 곳의 갤러리가 참여해 수천억 원에 달하는 근현대 미술 작품을 전시했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에 가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컸던 국내 미술 장터 키아프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한국 미술의 위상을 뽐냈다. ★관련 기사 29면
올해 두 행사의 VIP 사전 관람이 진행된 6일에는 지난해처럼 수많은 인파가 몰려 줄을 서는 ‘오픈런’은 없었다. 프리즈 측이 관람객의 편의를 위해 시간별로 입장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올해 두 번째로 프리즈에 참석한 한 일본 갤러리 대표는 “최근 미술 시장의 분위기가 다소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서울의 아트 컬렉터 수는 계속해서 늘고 있기 때문에 관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에 비해 올해는 초고가의 작품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갤러리들이 조정기를 맞은 자산 시장 분위기에 맞춰 컬렉터들이 살 수 있을 만한 작품을 들고 왔다는 분석이다. 사이먼 폭스 프리즈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20여 개의 갤러리가 참여했는데 각 갤러리는 자신들의 타깃에 맞춰 최고의 작품을 갖고 왔다”며 “한두 개의 작품이 큰 뉴스를 만들기는 하지만 수천 개의 다양한 작품이 고루 출품돼 전시의 질을 높였다”고 전했다. VIP 사전 관람 행사장에 방탄소년단 멤버 RM과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 등 미술 애호가로 잘 알려진 유명인들이 총출동해 이목이 집중됐다.
10일 폐막한 키아프에는 닷새간 총 8만여 명의 관람객이 다녀갔다. 지난해 대비 15% 늘어난 규모다. VIP 사전 관람은 30% 넘게 증가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프리즈 VIP 사전 관람이 있었던 6일 오전 시간에는 키아프 전시장이 다소 한산했지만 8일께부터는 주말을 노린 관람객들 덕분에 키아프에도 사람이 몰렸다. 키아프에서는 5억 원 이상의 박서보 작품을 비롯해 김창열·이강소 등 국내 거장 작가의 작품뿐 아니라 해외 유명 작가의 작품도 다수 판매됐다. 특히 키아프는 유망 작가 20인을 선정한 ‘하이라이트’를 중심으로 중소형 작가의 작품이 다수 팔려 신진 작가들의 미래 성장 가치를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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