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차 업계가 전국에 설치된 전기차 충전기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다. 약 24만 대에 달하는 충전기의 구체적인 정보를 파악함으로써 충전 인프라의 관리 수준을 높이기 위한 차원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완성차 5사를 회원사로 둔 한국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현대자동차 등 완성차 업체의 요청을 받아 전기차 충전기 실태 조사를 위한 연구용역의 발주를 검토하고 있다. 전국 단위로 충전 인프라를 조사하는 첫 사례다.
조사에서는 작동 상황, 이용률, 운영사 등 국내에서 운영되는 각 충전기의 구체적인 정보가 집계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는 이 결과를 바탕으로 전기차 충전 인프라의 통합 관리가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내용의 정책 건의서를 환경부에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전기차 충전기 보급률은 주요 전기차 선진국과 비교해도 우수한 편이다. 올해 8월까지 국내에 설치된 충전기 1기당 전기차 대수(차충비)는 2.0대로 유럽(13대), 세계 평균(10대), 중국(8대)을 크게 앞선다. 정부와 민간이 전기차 보급을 앞당기기 위해 충전 인프라 설치에 공을 들인 결과다.
하지만 충전기 보급 확대에 정책의 초점을 맞추다 보니 정작 설치 이후 관리·유지가 제대로 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왔다. 고장이 나도 수리가 지연되고 이용자가 적은 곳에 충전기가 설치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완성차 업계가 충전 인프라 실태를 점검하는 것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의 연장선에 있다. 충전에 대한 전기차 이용자의 불편을 줄이고 잠재 고객의 우려를 낮춰야 전기차 판매 확대에도 속도가 붙을 수 있어서다. 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대중화의 시대를 위해서라도 충전기 실태를 정확히 파악해 해법을 찾는 것이 우선”이라며 “결과가 나오면 정부 등에 건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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