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가스공사는 올 상반기 영업 활동을 통해 총 5조 1614억 원의 현금(영업활동현금흐름)을 벌어들였다. 지난해 1~6월(8125억 원)보다 6배가 넘는 현금을 영업 활동을 통해 확보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 속을 뜯어보면 자금 조달 여력 악화로 발전사로부터 받아야 할 가스 판매 외상을 급하게 회수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가스공사의 매출 채권은 올해 1~6월 사이 6조 8000억 원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2조 4000억 원)보다 감소액이 3배나 많다. 매출 채권 감소 폭이 크면 그만큼 영업 외상을 현금화했다는 뜻이라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
가스공사가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발전사 등으로부터 받아야 할 외상(매출 채권)을 빠르게 현금화하는 전략을 취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현재 가스공사에는 민수용 가스 손실이 12조 2000억 원(6월 말 기준)이나 누적돼 있다. 에너지 원가 대비 낮은 가스요금에 가정용 가스를 공급하는 구조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가스공사는 단기 자금 시장을 중심으로 유동성을 조달해왔다. 문제는 그마저도 자금시장 침체로 여의치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스공사의 단기차입금은 지난해 말 23조 6011억 원에서 올 상반기 말 17조 5558억 원으로 26% 줄었다. 여기에 가스공사의 사채 발행 한도가 올 연말에는 초과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사채 발행 한도는 가스공사의 자본금과 적립금을 합친 금액의 5배다. 한 회계 업계 고위 관계자는 “영업 성과는 악화 일로인데 단기차입금에 대한 의존도는 크니 코너에 몰린 것 같다”며 “그렇다고 유상증자를 하기도 어렵고 유형자산을 매각하는 것도 한계가 있으니 현금화할 수 있는 매출 채권을 단숨에 회수하는 게 재무 개선상 몇 안 되는 수단이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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