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롯데호텔 제주에서 12일 개최한 ‘2023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이명박 전 대통령 참석에 대해 “순수하게 중소기업인들을 만나고 싶어서 온 것”이라며 일부에서 나오는 정치적 행보가 아니냐는 논란을 일축했다.
13일 롯데호텔 제주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얼마 전 저녁 식사 자리에 이명박 전 대통령에게 리더스포럼에 대해 소개하고 ‘한번 오시면 어떻겠냐”고 제안했고 흔쾌히 수락했다”며 “정치적 우려나 그런 오해 없이 순수하게 중소기업을 보고 싶어 온 것으로 생각하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전날 이 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사면 이후 대규모 공식 행사에서 처음으로 연사로 나선 것을 두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정치 행보 재개가 아니냐는 주장을 진화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날 김 회장은 축사를 통해 “이 전 대통령이 재임할 때 ‘동반성장’이라는 시대적 아젠다를 제시했고, 동반성장위원회 출범을 시작으로 오늘날 납품대금 연동제까지 이어지게 됐다”고 이 전 대통령을 소개했다.
앞서 12일 이 전 대통령은 중소기업중앙회가 주최한 중소기업 리더스포럼 개막식에 참여해 기조연설을 했다. 이 전 대통령은 기조연설을 통해 “수년 동안 오지 여행을 하느라고 여러분을 볼 수 없었다. 작년 연말 긴 여행에 돌아와 중소기업인들을 한자리에서 처음 뵙는다”고 말하며 수감 생활에 대한 소회를 남겼다.
그는 재임 초기 대한민국을 휩쓴 광우병 사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고 한달 지나니 광우병 사태가 터졌고, 미국 소고기를 먹으면 안된다고 막 난리를 치는 바람에 그 기억이 난다”며 “이제까지 먹어왔고 154개국이 수입해 먹는데 왜 우리만 광우병 걸리냐고 하니 한국사람 체질이 광우병 잘 걸린다고 하더라. 그래서 내가 그 말을 한 사람한테 ‘당신 아들 미국에서 유학하지 않았냐고 웃으면서 말했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이후 리만브라더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 과정 중 있었던 미국·중국·일본과의 통화 스와프 협정 이야기를 꺼내며 “그때는 중국하고도 잘 지냈던 것 같다”고 말하면서 “여기서 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면 요즘 분위기가 그러니까 자세한 이야기는 할 수 없고 암튼 세 나라 협조를 받아 국내외적으로 협력해 위기를 극복했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나니 유럽 등 각국 정상들은 서로 내 옆에 앉고 싶어했다”며 “당시 전 세계가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우리는 0.2%지만 플러스 성장을 해 세계로부터 칭찬받았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금융위기 때 어려움 극복에 큰 기여를 한 중소기업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며 “저는 이제 정치하면서 표 얻을 일이 없으니까 형식적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고 마음에 있는 이야기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재임 시절 대기업 총수과 청와대에서 식사를 하며 여러분과 거래하는 중소기업 대표와 만나 식사를 해보라고 한 적이 있다"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생각으로 동반성장이라는 용어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난 번에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만난 자리를 보니 윤 대통령이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을 옆에 앉히는걸 보고 잘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개막식에는 이명박 정부에서 활동한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백용호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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