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가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과정에서 수렴한 다양한 민원 사항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을 검토한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14일 서울가든호텔에서 ‘비대면진료 시범사업 공청회’를 열고 “3개월간 운영한 시범사업에서 여러 가지 민원이 있었다”며 “시범사업에서 개선할 점은 무엇인지, 입법을 위해 시범사업에서 확인해야 할 점은 무엇인지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려 한다”고 말했다.
복지부에 따르면 의료 접근성을 높인다는 비대면의료 사업의 목적과 달리 의료 취약지 범위가 좁은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의료 서비스 접근성이 낮아도 ‘보험료 경감 고시’에 따른 섬·벽지에 해당하지 않으면 비대면진료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환경에 있는 섬들 간에 비대면진료 가능 여부가 엇갈리는 경우도 있었다.
휴일·야간에는 의료기관이 대부분 문을 닫아 사실상 비대면진료가 봉쇄된다는 문제점도 있었다. 휴일·야간에는 환자가 평소에 다녔던 의료기관을 가지 못해 ‘재진’ 요건을 충족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재진 기간 ‘30일’ 기준이 너무 짧고 환자 스스로 동일 질환인지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시범사업 평가 실시·지침 지속 보완 △불법 비대면 진료 근절·지침 위반 사례 적극 대응 △비대면 진료 시범사업 자문단 운영 △의료법 개정을 통한 비대면 진료 제도화 추진 등을 실시하기로 했다.
공청회에 참석한 권용진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는 “시범사업의 목적을 충족하려면 우려를 해소할 수 있도록 설계해 추적 관찰해야 하는데 현재 관련 근거 창출이 부족해 보인다”며 “의료계와 약계가 적극적으로 우려 사안에 대한 근거 창출에 나서달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월과 7월 두 달 동안 시범사업을 실시한 결과 2020년 2월부터 2023년 5월까지 시행한 '한시적 비대면 진료' 대비 월 평균건수는 62~69%(6월 15만 3339건, 7월 13만 8287건)로 줄어들었다. 이용자수도 63~70% 수준(6월 14만 373명, 7월 12만 7360명)으로 감소했다.
연령별로는 60대 이용자 비중이 16.8~17.3%로 가장 컸다. 질환 기준으로는 고혈압 등 만성질환(21~22%)과 호흡기 질환(9%대)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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