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매출과 별개로 우리 제품의 미래 잠재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가 되는 중요한 시장입니다.”
파블로 리마 고프로(GoPro) 제품 매니지먼트 부문 부사장은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은 비주얼 커뮤니케이션 방식의 최신 변화를 리드하고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고프로와 같은 액션카메라(액션캠)는 전통적으로 익스트림 스포츠 촬영을 위한 제품으로 인식됐지만 최근에는 캠핑과 일상을 담는 브이로그(V-log),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로드 등을 목적으로 만드는 숏폼 영상 등을 아우르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리마 부사장은 “지난 히어로11 블랙 라인업 중 블로거와 인플루언서에 초점을 맞춘 크리에이터 에디션 제품은 다른 어떤 시장보다 한국에서 큰 인기를 얻었다”고 말했다.
고프로가 한국에 공을 들이는 것은 미국을 떠난 글로벌 페스티벌의 첫 개최지로 한국을 택한 데서도 드러난다. 지난해 강원도 평창에서 개최된 ‘포레스트리그’는 미국에서 인기가 높은 고프로의 스포츠 페스티벌 ‘마운틴게임’을 현지화한 행사다. 리마 부사장은 “포레스트리그를 지속적으로 여는 한편 내년에는 서울에 고프로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 계획”이고 전했다.
이번에 출시한 신제품 ‘히어로12 블랙’ 판매 역시 한국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 리마 부사장은 “이번 신제품은 블루투스로 오디오 제품을 연결할 수 있어 고프로 본체 외에도 연결된 헤드폰과 이어폰 등을 통해서도 오디오를 녹음할 수 있어 장면에 대한 설명을 녹음한다거나 인터뷰를 진행할 때 등 크리에이터들이 더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신제품이 나오면 늘상 렌즈, 화질, 떨림 방지 등 하드웨어 스펙 향상이 주목받지만 리마 부사장은 소프트웨어(SW)의 경쟁력을 잊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제품 경쟁력에 있어 SW는 단순히 중요한 수준이 아니라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상 촬영은 전체 사이클의 일부분이며 편집과 공유하는 과정까지가 하나의 사이클”이라며 “고프로는 SW 업그레이드에 지속적으로 투자해 전세계 이용자가 어디서든 영상을 촬영하고 손쉽게 이를 공유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축적한 역량은 경쟁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라고 자신했다.
고프로는 오는 11월 모바일 편집 애플리케이션 ‘퀵’의 맥 버전을 내놓고 내년에는 윈도우 버전을 출시해 모바일, 데스크톱, 클라우드를 아우르는 편집 생태계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리마 부사장은 “오래 전부터 축적해 온 인공지능 기술을 편집 엔진 고도화에 적극 활용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영상 맥락을 이해해 이용자를 대신해 편집을 제안하고 정교한 하이라이트 영상을 뽑는 등 촬영 이후 프로세스를 혁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진 기자 hji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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