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모더나가 메신저 리보핵산(mRNA) 독감 백신 후보물질 임상 3상 시험에서 1차 평가지표를 충족한 결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에 허가된 독감 백신보다 더 높은 항체 수준을 생성한 것으로도 드러났다.
모더나는 13일(현지시간) ‘연례 연구개발(R&D) 데이’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임상연구의 결과와 계획을 소개했다.
발표에 따르면 모더나는 독감 백신 후보물질 mRNA-1010 임상 3상 결과 1차 평가지표를 충족했다. 후보물질은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계절 독감 백신인 플루아릭스와 비교했을 때 4개 바이러스에 대해 더 높은 항체 수준을 생성했고, 더 높은 혈청전환율이 관찰됐다. 향상된 면역원성은 연령대 전반에 걸쳐 관찰됐으며 노년층에서도 나타났다. 임상 1·2상 데이터에서는 고용량 인플루엔자 백신인 사노피의 플루존 하이도즈 대비 높은 혈구응집억제(HAI) 수치가 나왔다.
모더나는 이런 데이터를 바탕으로 규제기관들과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백신은 이르면 내년에 출시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시판 중인 독감 백신 중 mRNA 기술을 적용한 백신은 없다. 코로나19 백신으로 처음 상용화된 mRNA 기술은 인공적으로 만든 mRNA를 이용해 면역계통의 후천 면역을 강화하는 방식이다. 기존의 계란에서 사멸하거나 약화된 독감 바이러스를 배양하는 방식과 비교해 빠르게 개발해낼 수 있고 다양한 바이러스에 활용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이날 모더나는 다른 백신 및 치료제 개발 경과도 공개했다. 호흡기 세포융합 바이러스(RSV) 백신 후보물질 mRNA-1345에 대해서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허가 신청(BLA) 절차를 시작했다. 전문의약품 허가신청자 비용부담법(PDUFA)에 따라 내년 4월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밖에 거대세포 바이러스(CMV) 백신 후보물질 mRNA-1647의 임상 3상은 성인 참가자 모집이 완료됐다. 냉장 보관이 가능한 차세대 코로나19 백신 mRNA-1283는 임상 3상이 완료됐다. 신생항원 치료제 후보물질 mRNA-4157(V940)에 대해선 미국 머크(MSD)와 함께 올해 하반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으로 폐암 대상 두 번째 임상 3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메틸말론산혈증(MMA) 치료제 후보물질인 mRNA-3705은 임상 1/2상에서 긍정적인 데이터를 얻으면서 환자들에게 임상적 혜택을 줄 수 있는 잠재력을 입증했다는 평가다.
모더나는 향후 5년 간 최대 15개 질환에 대한 신규 의약품을 출시하고, 최대 50개의 새로운 후보물질 임상 시험 진행을 통해 mRNA를 새로운 응용 분야로 지속 확장할 예정이다.
스테판 방셀 모더나 최고경영자(CEO)는 “모더나의 mRNA 플랫폼 능력은 입증되고 있다”면서 “독감 백신, 코로나19 백신, RSV 백신 등 세 개의 호흡기 질환 프로그램에서 모두 고무적인 임상 3상 데이터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종양학, 잠복 질환, 희귀질환 및 감염성 질환 영역에서의 제품 출시를 기대를 하고 있다”며 “모더나는 비즈니스와 파이프라인 전반에 걸쳐 중요한 모멘텀을 가지고 그것의 실행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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