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유가 상승과 경기 악화로 스태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가 “경기 둔화 흐름이 완화하고 있다”는 진단을 내놓았다.
기획재정부는 15일 발표한 ‘9월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에서 “물가상승세 둔화 기조가 유지되는 가운데 반도체 등 수출부진 완화, 소비심리·고용 개선 흐름 지속 등으로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그린북은 현 경제 상황에 대한 정부의 공식 평가를 담은 보고서다.
이는 지난 8월 당시의 전망을 사실상 유지한 것으로 풀이된다. 당시에도 정부는 “경기 둔화 흐름이 일부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하며 7월 그린북 때 “경기 하방 위험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판단한 것에 비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비록 물가상승률이 최근 가파른 상승폭을 나타냈지만, 이는 유가·농산물 등 변동성이 큰 품목들의 상승세가 컸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앞서 8월 소비자 물가는 1년 전보다 3.4% 상승하며 전달 상승폭(2.3%)에 비해 1.1%포인트나 높은 수준을 보였다. 그러나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의 경우 3.3%로 전월과 비슷한 수준이었다. 다만 정부에선 “물가 둔화 기조는 유지되고 있으나 국제유가 상승 등 일부 불안 요인 상존하고 있다”며 “긴장 늦추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소비심리와 고용 부문에선 준수한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우선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 8월 103.1로 전월(103.2)보다 0.1포인트 줄긴 했지만, 여전히 100을 웃돌고 있어 기조적으로 나아지는 흐름으로 해석되고 있다. 8월 고용에서도 고용률이 63.1%로 1년 전보다 0.3%포인트 상승하고 실업률도 2%로 낮은 수준을 나타낸 바 있다.
반도체 경기에 대해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가 늘면서 부진 탈출 기미가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고대역폭메모리(HBM)과 더블데이터레이트5(DDR5) 등 AI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며 “9월달엔 반도체 현물가도 지속적으로 오르는 모습이라 개선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게 기본적인 시장 전문가 인식이고 저희들도 비슷하게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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