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기술(IT) 수요 부진으로 고전 중인 메모리 반도체 업계가 4분기 가격 반등을 시작해 내년에는 초호황' 사이클로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5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글로벌 D램 시장이 4분기 공급 과잉에서 부족 상황으로 전환되면서 2024년부터 2026년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한 4분기 D램 가격이 3분기 대비 17.8% 오르면서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예측도 내놓았다. 연간 D램 가격을 살펴보면 올해 8Gb 환산 기준 평균거래가격(ASP)은 1.59달러였지만 내년에는 68.3% 증가한 2.67달러로 예상했다. D램 가격 상승세에 따라 내년 글로벌 D램 시장 매출은 올해보다 98.5%나 오른 869억 달러(약 115조 2467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된다.
가트너는 낸드 플래시 시장도 올해 말부터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낸드 시장 ASP는 올 4분기부터 오르기 시작해 2024년은 올해 대비 35.6% 오른 GB(기가바이트) 당 0.047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메모리 시장 가격 상승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미국 마이크론 테크놀로지 등 세계적인 메모리 회사들의 적극적인 감산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것으로 보인다.
메모리 반도체 수요 부진 현상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금리와 물가 상승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닫기 시작하자 모바일, PC 등 IT 기기에 탑재되는 메모리 수요도 크게 줄기 시작한 것이다.
창고에 팔지 못한 메모리 재고가 쌓이자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은 지난해부터 일찌감치 반도체 감산을 시작했다. 메모리 반도체 업계 1위인 삼성전자도 지난 4월 공식적으로 감산을 선언하면서 수요·공급 균형 맞추기에 돌입했다.
1년 간 이어진 이들의 노력은 올 하반기 들어 빛을 발하기 시작하면서 매출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신규 D램 규격인 DDR5 제품과 인공지능(AI) 시장 개화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확대로 D램 시장 업턴이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재고 조정이 가장 먼저 마무리된 모바일 D램 시장에서는 LPDDR5 수요가 공급을 초과해 LPDDR4로 부족분을 채우려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DDR5 공급 부족은 DDR4 수요에도 영향을 주면서 재고 소진과 가격 상승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