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부터 이어진 금융당국의 증권사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업무 불건전 영업 실태 검사가 종료된 가운데 연내 대책이 나올지 주목된다.
1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최근 미래에셋·NH투자증권 검사를 끝으로 4개월에 걸친 채권형 랩·신탁을 판매한 주요 증권사에 대한 현장검사를 완료했다. 5월 KB증권과 하나증권을 시작으로 한국·유진·SK증권에 검사를 나섰고 교보증권과 키움증권은 차액결제거래(CFD) 현장 검사를 진행하면서 랩·신탁도 함께 들여다봤다. 이어 8월에는 미래에셋·NH투자증권 검사에 돌입했다. NH증권은 예정된 검사 기한을 연장해 한 달 가까이 살펴본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금감원은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를 계기로 증권사들의 불법 채권형 랩·신탁 영업 관행에 칼을 빼들었다. 자금시장 경색으로 채권형 랩·신탁 가입 고객들의 대규모 환매 요청이 발생하자 일부 증권사들이 고객의 투자 손실을 보전해주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실제 증권사들은 계약 만기나 환매 요청이 오면 다른 고객 계좌 또는 증권사 고유자산에 매도해 환매 자금을 마련하거나 손실을 보전하는 등 돌려막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채권형 랩·신탁은 3~6개월 만기의 단기 상품이지만 증권사들은 거액의 법인 자금 유치를 위해 높은 수익률을 제시하고 만기가 1~3년으로 길고 거래량이 적은 장기 기업어음(CP) 등을 편입·운용(미스매칭)해 수익률을 맞췄다. 이 과정에서 단기 채권형 랩·신탁 시장은 한 때 70조 안팎으로 급팽창했다.
금융당국은 증권사들의 만기 미스매칭·자전거래 관행을 ‘불건전 영업행위’로 보고 이번 검사 결과 위법사항을 엄중 조치하는 한편 관행 근절을 위한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업계 의견을 취합해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며 “다만 연내에 발표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말했다.
국회에서도 관련 규제를 추진하고 있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증권사가 매스매칭 투자를 할 때는 사전에 고객 동의를 받도록 하고 실제 그대로 이행하도록 내부통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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